미국 워싱턴 지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연쇄 총격 살인범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경찰이 ‘지리적 분석’이란 첨단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지리적 분석이란 연관된 범죄 현장들의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해 범인의 소재를 파악하는 수사 기법을 말한다.
경찰은 최근 워싱턴 지역 주민 6명을 연쇄 살해한 범인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리겔 시스템’이란 지리적 분석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다고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리겔 시스템은 ‘환경 범죄학 연구소’(ECRI)가 개발한 자바 기반 소프트웨어로 범죄 현장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복잡한 연산을 수행, 범죄가 특정 지역에서 벌어졌을 가능성을 3차원 컬러 차트로 보여준다.
리겔 시스템은 “사람이 무언가를 할 때 최소의 노력만을 하려 한다”는 전제하에 출발한다. 범인이 범죄를 저지를 때 필요 이상으로 멀리 나가려 하지 않는 반면 자신의 거주지와 너무 가까운 곳도 꺼리기 때문에 대략의 행동반경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이안 래버티 ECRI 소장은 “사람이 무작위로 행동한다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범인이 계속 범행을 저지를수록 그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는 더 늘어나게 된다. 범인이 경찰의 눈을 속이기 위해 피해자를 살해하고 다른 곳에 유기해도 자신을 드러내는 데이터만 더 많이 흘리는 셈이 된다.
이 기법은 자체적으로 범죄를 해결해 준다기보단 경찰에 수사의 시작점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범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집중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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