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CEO들 사업전략 IT미래 밝혀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최한 ‘IT엑스포&심포지엄’ 둘쨋날에 크레이그 배럿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칼리 피오리나 휴렛패커드 CEO, 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CEO 등이 참가, 자사의 경영전략과 IT산업의 동향에 대해 밝혔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를 이끌고 있는 배럿은 이날 “세계 PC 수요와 세계 IT경기가 내년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으며 피오리나는 “컴팩과의 합병에 대해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B+나 A-정도 된다”며 “하지만 A+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델과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델은 연구개발이 없는 판매업체일 뿐이라 우리와 경쟁이 안된다”고 델을 깎아 내렸다. 맥닐리는 “선은 IT와 관련된 모든 제품을 판매하겠다”며 최근 공개된 리눅스 기반 데스크톱PC 시장 참여에 대해 의욕을 과시했으며 선의 주가 하락에 대해서는 “현금이 탄탄해 경영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크레이그 배럿=세계 IT산업 회복 여부에 대한 가트너 애널리스트 질문에 대해 배럿은 “내년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PC시장에 대해서도 낙관, “ Y2K 문제와 경기호황으로 지난 1999년에 세계적으로 PC수요가 매우 많았는데 이제 이 PC들이 고물이 돼가고 있어 내년에는 대체수요로 인한 PC시장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IT분야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는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럿은 인텔의 예를 그 실례로 들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2년간 SAP의 기업용 자동 소프트웨어 등을 도입, 제품 생산서 판매까지의 기간을 45일에서 3일로 크게 줄였다. 배럿은 이 기간을 앞으로 하루로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PC와 미래 IT산업의 동향에 대해서는 “일년안에 대부분의 PC가 무선기능을 갖추는 등 소위 초기형태의 유비쿼터스 시대가 올 것이다. 이는 무선LAN 접속 수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기술추세는 통합이 보다 활발해지고 이뿐 아니라 데스크톱PC와 백엔드 시스템은 물론 PDA 등 모바일 기기간의 연동이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텔이 야심작으로 내놓은 ‘아이테니엄’ 프로세서의 초기 부진에 대해 “운용체계 등 여러 소프트웨어와의 연동에 보다 힘을 기울이고 있어 앞으로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칼리 피오리나=피오리나의 일성은 “델과의 경쟁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HP의 PC시장 숙적인 델컴퓨터는 최근 업계 2위 프린터업체 렉스마크와 손잡고 자체브랜드의 프린터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HP는 델과 PC시장에 이어 프린터시장에서도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할 상황이다. 델의 자체브랜드 프린터 시장 선언에 충격받은 HP는 그동안 델에 공급하던 프린터 등을 중단하면서 신제품을 대량 내놓은 양면작전을 구사하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소매점에서 35달러하는 카트리지가 실제 생산비는 3달러에 불과, 그동안 HP가 델에게서 얻은 수익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오리나는 “우리는 과거에도 델처럼 저가 프린터로 무장한 경쟁업체를 물리친 적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우리가 프린터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고 있어 델이 우리를 따라하려 하고 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HP가 올 한해에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예산이 43억달러나 된다고 공개하며 “이는 연구개발이 없는 델을 물리치는 가장 좋은 무기”라고 강조했다. 실제 HP는 차세대 프린터 제품을 위해 9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피오리나는 소개했다.

 하지만 피오리나는 HP가 차세대 유망 IT분야인 웹서비스에 있어서는 더디다고 인정했다. “우리는 웹서비스 시장에 너무 늦게 발을 디뎠다”고 밝힌 그는 “이 때문에 다른업체와의 협력 등을 통해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려 하고 있으며 특히 웹서비스 관리능력(manageability)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컴팩과의 합병에 대해서는 “학점으로 따지면 B+나 A-쯤 된다”며 “하지만 예상보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오는 11월부터 새로운 판매 보상 프로그램을 실시할 것이라고도 공개했다.

 ◇스콧 맥닐리=맥닐리는 선의 주가가 매우 낮다는 애널리스트의 지적에 대해 “현금 흐름이 좋으며 은행에 수십억달러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며 “선의 현재는 탄탄하다”고 말했다. 그는 “IBM, HP 등과 같은 경쟁업체에 대항해 최근 9개월간 시장점유율이 높아졌다”며 “이는 역대 어느 9개월간보다도 좋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판매할 것”이라고 강조한 맥닐리는 “기본적인 하드웨어와 운용체계는 물론 애플리케이션 서버 스택과 서비스 지원, 클러스터링 같은 기술도 선이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의 리눅스 기반 데스크톱PC 판매와 관련해서는 “리눅스 중 급성장하는 분야가 바로 데스크톱PC”라며 “우리는 이 분야에서 큰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선이 내년에 판매할 리눅스 데스크톱PC는 리눅스 플랫폼 외에 ‘선원’이라는 메일 및 캘린더 소프트웨어와 사무용 소프트웨어인 ‘스타오피스’ 등으로 무장될 예정인데 맥닐리는 “윈도 클라이언트(윈도를 내장한 PC)에 비해 비용이 절반 가량밖에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가트너 애널리스트가 5년후의 선과 맥닐리에 대해 묻자 맥닐리는 “모든 것이 인터넷과 연결되고 있다. 우리는 모든 디바이스들을 연결하는 최선의 인프라 구축에 사운을 걸 것”이라고 답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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