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전성시대라지만 스펙트럼은 다양하지 못하다. 한달이 멀다하고 출시됐던 온라인게임을 보면 중세 팬터지 세계를 무대로 레벨을 올리는 롤플레잉 게임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네이비필드’의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게임은 기존 온라인게임 공식에서 과감히 탈피, 2차 세계대전 중 해전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밀리터리 게임 마니아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무엇이 다른가=소재가 참신하다. 이 게임에는 창과 검, 몬스터와 던전이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끝없이 펼쳐진 바다에 2차 세계대전에서 선보였던 함선들이 나타나 포격을 주고 받는다. 게이머는 무기부터 엔진, 장갑, 승무원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함대를 구축해 포격전을 벌이고 이를 통해 자신의 함선과 무기를 업그레이드 해나가게 된다.
특히 이 게임은 턴방식의 다른 포격게임과 달리 최대 64 대 64, 총 128대 함선의 동시전투가 가능한 독특한 대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다른 게임엔진과의 차별성 때문에 네이비필드의 게임엔진은 ‘2001년 신소프트웨어 상품대상’에서 게임엔진으로는 처음으로 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실제 해전에서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한두가지가 아니듯 이 게임도 탄의 종류과 기능, 공격 각도 등 여러가지 변수를 고려하면 머리깨나 쓰게 하는 복잡한 게임이 된다. 게임 하나를 집으면 끝까지 파고드는 마니아 성향을 지닌 게이머들에 어필할 수 있는 게임이다.
◇색다른 시도, 성공으로 이어질까=이러한 차별적인 시도가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참고할 만한 게임이 없어 클로즈 베타테스트에만 1여년 걸렸고 오픈 베타서비스한 지 한달만에 ‘리셋(서버 초기화)’을 단행하는 아픔도 겪었다. 오픈 베타서비스 두달밖에 안됐다고 하지만 동시접속자수가 2000명이라는 것도 아직 자신감을 갖기에는 이른 것 같다. 파죽지세로 동시접속자수가 올라갔던 몇몇 스타 온라인게임과 비교하면 ‘네이비필드’는 대기만성형 전략이 요구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게임은 한번 빠지면 다른 게임으로 쉽사리 옮겨가지 않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만들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요즘같이 온라인 게임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마니아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만큼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단 ‘네이비필드’는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홍콩에는 계약금 25만달러에 매출액 30%, 일본에는 계약금 30만달러에 매출액 30%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수출됐고 홍콩에서는 주간 게임카드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동남아, 브라질 등과도 수출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김학용 에스디엔터넷 이사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 밀러터리 마니아는 많기 때문에 ‘네이비필드’의 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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