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때 쌓은 명성,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확고히 굳히겠습니다.”
지난 6월 2002 FIFA 한·일 월드컵에서 비동기식(WCDMA) IMT2000 서비스를 시연해 세계 통신업계를 놀라게 한 조영주 KT아이컴 사장은 이번 부산아시안게임도 홍보 마당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조 사장은 “지난 월드컵 경기때 각종 시연회와 세계 최초 3세대 영상전화 로밍에 성공함으로써 한국이 2세대에 이어 3세대에서도 세계 최강임을 알렸다”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WCDMA 서비스를 시연해 통신 선진국으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KT아이컴은 월드컵경기 때엔 모기업인 KT가 유무선 통신 공식 후원사여서 경기장 내에서도 충분히 홍보할 수 있었으나 이번 아시안게임엔 KT가 유선부문만 지원하게 돼 있어 장외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
KT아이컴은 아시안게임 메인미디어센터(MMC)가 설치된 부산종합전시장(벡스코)과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쇼핑몰 르네시떼 홍보관에서 영상전화와 주문형 비디오(VOD), 멀티미디어 메시징 서비스(MMS)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월드컵 때보다 성능을 향상시킨 단말기를 활용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3세대 서비스를 보여준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무엇이 진짜 IMT2000인지를 명확하게 알리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2세대 통신사업자들이 너도나도 자신들이 IMT2000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광고해 개념이 혼동스럽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따라서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IMT2000이 새로운 서비스임을 알리고 ‘진짜’ IMT2000 서비스를 조기에 상용화해 세계 통신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노키아가 3세대 단말기 개발을 완료했고 유럽 사업자들도 WCDMA 준비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 동안에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하면 이들에게 따라잡힐 수도 있습니다. 한국이 3세대 통신에서 외국에 비해 결코 빠른 게 아닙니다. 3세대 통신 서비스, 시스템, 콘텐츠 등에서 패권을 잡으려면 고삐를 죄야 합니다.”
조 사장은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자세, 우수한 서비스회사와 장비업체 등 새로운 기술 도입이 유리한 토양이라며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개시하고 우수성을 검증하면 관련 장비나 칩의 해외 수출길도 손쉽게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장담했다. 특히 “단말기의 모뎀칩 개발이 중요하며 국산이라 해도 성능과 품질, 가격 경쟁력만 있다면 적극 채택하려 한다”고 말했다. WCDMA서비스가 단말기용 핵심칩의 외산 의존도를 종식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얘기다.
조 사장은 우리나라가 ‘통신 패권’을 차지하는 밑거름이 되기 위해 아시안게임 기간 ‘WCDMA 전도사’를 자처하며 부산과 서울을 바삐 오갈 계획이다.
<글=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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