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전자무역 인프라인 한국무역정보통신의 신임 전무에게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임 이수웅 전무(58)의 단순이력이 서울세관장, 부산세관장, 관세청 통관국장 등을 역임한 거물이라는 점 외에도 그가 ‘관세청 통관자동화시스템’ 구축의 주역이었다는 사실에 업계는 향후 한국무역정보통신의 사업역량과 전자무역 확산에 거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나이든 사람이 자리를 옮겨 뭐 특별히 할 것이 있겠습니까. 조직 내부의 똑똑한 친구들이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털털하게 말하는 그에게서 비범함은 금방 드러난다. 지난주 부임하자마자 사업부별 보고를 이틀만에 해치웠다. 젊은 사람들도 어려운 한국무역정보통신의 전자무역 사업현황에 대해 해박한 지식이 없다면 불가능할 업무파악 속도다.
한국무역정보통신의 주 매출기반인 통관 접속사업과 관련해서는 현황조사와 향후 전략을 꼼꼼히 물었다. 자료관리관(현 정보협력국), 통관관리국장, 통관국장 시절에 자신의 정열을 바친 통관자동화시스템이기에 더욱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89년 당시 그는 홍재형 관세청장이 별도국으로 설립한 ‘자료관리관실’을 ‘3년동안 자리를 바꿔주지 않는다’는 명령과 함께 반강제로 떠맡는다. 과장을 거쳐 90년 초대국장으로서 이후 4년 6개월 동안 관세청의 ‘정보화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그는 이 계획에 따라 94년 수출통관시스템, 95년 수입통관시스템, 96년 화물시스템, 97년 관세환급 등을 잇따라 개발하며 현 관세청 통관자동화 시스템의 기틀을 다졌다.
“8년간을 정보화에만 매달렸습니다. 정보화를 전산실이 아닌 자료관리관실에서 한 것은 업무전산화는 실제 업무부서가 추진해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그와 함께 일하던 자료관리관실 직원들은 “8급 직원들에게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묻고 또 물으셨습니다. 한마디로 일에 대한 욕구가 대단하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관세청 시절 일에 묻혀 지낸 것이 이제는 후회된다는 그지만 통관자동화시스템에 대한 자부심은 누구와 비할 수 없다. “80년대초 국내 관세행정은 일본 것을 모조리 베낀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통관자동화시스템 구축 이후 일본이 우리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우리 관세청 시스템이 세계에서도 최첨단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한국무역정보통신에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제 전공은 관세지만 부전공은 무역자동화입니다. 보다 효과적이고 싼 가격에 무역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미진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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