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이동통신 번호이동성(WNLP)-국가별 도입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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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LNP 도입에 관한 사정은 나라마다 서로 달라서 어느 나라는 이미 도입을 했고 어느 국가는 시행시기를 정해 놓은 상태에 있으며 또 다른 국가는 도입여부를 검토하고 있는가 하면 그 시행이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린 나라도 있다.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들 나라에서도 번호이동성의 장단점을 놓고 정부당국, 이동통신업체, 사회단체 사이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중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의 현황을 대표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호주=호주는 지난 98년 6월 유선통신 번호이동성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해 2000년 1월초 완료했다. WLNP 제도는 지난 2001년 9월 25일부터 시행했다. 호주의 유선전화 번호는 전국을 4개 지역으로 나누어 지역번호를 부여했다. 중동부지역인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지역번호는 (0)2, 남동부지역의 빅토리아 및 타스마니아 주(0)3, 북동부인 퀸즐랜드 주는 (0)7, 호주 국토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및 노던테리터리주는 (0)8이다. 또 호주 유선전화번호는 지역번호, 시번호, 가입자 개인번호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령 (0)2 9764 1234번은 뉴사우스웨일스주(2) 시드니(9)에 사는 사람의 전화번호로서 764-1234는 가입자의 개인번호이다. 유선전화 번호이동성 제도가 도입된 지난 98년 6월부터 네트워크가 완전히 구축·시행된 2001년 6월까지 3년 동안 유선전화 총 가입자 1100만명 중 약 32만명이 번호를 이동했다.

 일부 국가와 마찬가지로 호주에서도 이동전화 번호는 지역별로 구분하지 않고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별로 10만 회선 단위로 배정했다. 이 나라 이동전화 번호는 (0)4XX XXX XXX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앞부분 네자리 숫자는 서비스업체를 구분하는 번호다. 하지만 WLNP 제도 시행 후부터는 이들 네자리 숫자를 가지고 서비스업체를 구분할 수 없게 됐다.

 호주에서는 4개 이동통신업체가 전국적으로 약 1200만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범유럽표준 이동전화(GSM)와 시분할 다중접속(CDMA)기술을 사용하고 있는데 서비스 지역은 전체 국토의 약 10%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가입자는 전체 인구의 94%에 해당한다. WLNP 제도가 작년 9월 25일 시행된 이후 1년 동안 전체 가입자의 약 5%에 해당하는 55만∼60만명이 번호를 이동할 것으로 추산된다. WLNP 제도가 가입자 해지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근거 자료가 아직 없지만 호주 이동전화 가입자의 해지율은 약 20%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캐나다의 통신시장은 여러 면에서 미국과 매우 비슷해서 번호체계도 미국처럼 지역별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달리 캐나다는 WLNP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캐나다 라디오-TV 및 통신위원회(CRTC:Canadian Radio-television and Telecommunication Commission)는 캐나다에서는 이동통신 서비스의 보급률이 30%에 지나지 않고 서비스업체간의 경쟁이 심해 서비스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낮기 때문에 번호이동성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은 해지율이 이미 30%나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캐나다에서 규모가 가장 작은 이동통신업체인 마이크로셀텔레커뮤니케이션스(Microcell Telecommunications)만이 번호이동성의 제도화를 주장했으나 나머지 모든 업체들이 반대해 무산됐다. 마이크로셀은 가입자들에게 ‘평생 고유번호’를 부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탈리아=이탈리아는 정부 당국과 이동통신업체 사이의 오랜 협상 끝에 최근 WLNP 제도를 지난 7월부터 실험적으로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실험 시행에는 전체 5개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 중 H3G사를 제외한 4개 업체가 참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내년 1월부터 적용하게 될 번호이동 비용을 둘러싸고 정부와 업체 사이에 아직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번호이동 요금을 10유로로 통일한다고 발표한 반면 관련 업체들은 27유로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가입자들에게 번호이동에 따른 직접적인 비용을 부담시켜서는 안된다는 입장인 반면 이동통신업체들은 고객이 일부는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WLNP 제도를 도입한 국가는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독일, 홍콩,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등이며 핀란드,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은 계획 또는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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