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기 우수제품 내실화 바람직

 조달청이 중소·벤처기업 제품의 판로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시행하는 우수제품제도의 심사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심사기준 강화는 중소기업의 우수 기술개발의욕을 고취하고 정부조달물자의 품질향상을 도모한다는 면에서 그 의미가 크다.

 조달청은 우선 우수제품제도의 심사통과기준을 현행 65점에서 70점으로 높이고 계약 관련 서류를 위·변조해 부정한 방법으로 납품할 경우에는 우수제품 인정을 전면 취소키로 했다.

 또 특허기술과 실용신안 인정기간을 각각 현행 10년과 8년에서 5년과 3년으로 단축해 진부한 기술에 대한 우수제품 선정을 배제하는 한편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큰 디자인 제품에 대한 우대 지원책으로 현행 일반제품의 배점을 5점에서 10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뿐 아니다. 우수업체간 상호분쟁이 발생할 경우 제3자 단가계약을 허용하지 않는 한편 사실과 다르거나 이유없는 이의 제기로 우수제품 선정 및 계약관리에 곤란을 초래한 경우 현행 경고 수준에서 우수제품 인정을 취소하는 등 사후관리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조달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우수제품제도는 우수한 신기술 제품을 개발·생산해 놓고도 납품실적이 없어 정부납품에 애로를 겪는 중소·벤처기업의 판로개척을 해주는 제도로서 지난 96년부터 시행해 공공기관에서는 품질 좋은 조달물자를 구매하고 중소업체에는 판로지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등 양측에 이익이 되는 제도로 평가받아왔다. 이런 이유로 8월말 현재 995개 품목이 우수제품으로 지정돼 있으며 정부납품실적도 5426억원에 이르고 있다. 조달청은 올해말까지 모두 1100개의 우수제품에 1조원의 판로지원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달청이 우수제품제도 심사 및 사후관리를 대대적으로 손질하고 있는 이유도 제도의 내실화를 통해 중기업체의 우수제품 생산을 확대하기 위함이라고 하겠다.

 조달청은 이제까지 중소기업의 제품 값이 싸고 관리하기 편하면 우선적으로 조달해주는 관행을 유지해왔고 품질기준은 엄격하게 적용하지 않았다는 일부 지적이 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앞으로 조달청 심사통과 기준점수를 65점에서 70점으로 높여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선정되면 ‘품질이 좋고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조달행정의 획기적인 변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조달청은 그동안 중소기업의 정부납품을 위한 여러 대책을 추진해왔고 특히 민간기업의 디자인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디자인은 새롭게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준이란 점에서 조달청이 디자인 부문의 심사점수를 상향 조정한 것은 잘한 일이다.

 조달청이 연간 1조원이 넘는 조달시장에서 품질과 디자인을 심사우선 항목으로 삼아 조달행정을 펼쳐 나갈 경우 민간기업의 품질과 디자인 개선 노력에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조달청의 우수제품 선정 심사기준 강화가 중소기업 전체의 품질향상과 디자인 혁신 운동으로 확산되고 이것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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