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경쟁력이다>(36)만성 `인脈` 경화 뚫을 X파일 찾는데 정성

 정보통신부는 우리나라 정보기술(IT)인력 양성에 가장 가까이 있는 정부부처 중 하나다. 하지만 IT란 용어가 출현한 것이 불과 수년 전의 일이기에 정통부의 IT산업 및 인력육성 정책 역사 또한 5, 6년 정도로 짧은 편이다.

 정통부는 내부에 IT인력정책팀 등을 두고 IT인력 육성에 관련한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 정책 수립을 하고 있다. 산하기관이자 특수법인인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정규·민간·해외교육지원과 특정기술전문교육지원 등 각종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정보문화센터가 정보격차 해소, 국민정보화 교육 등을 담당하며 IT와 국민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정통부의 IT인력 양성 기조는 인간 두뇌활동에 대한 직접적 의존도가 높은 IT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IT인력을 양적·질적으로도 확대하는 데 있다. 우리나라 IT인력 부족은 지난해말 3만1000명에 달했으며 오는 2006년까지 부족인력이 추가적으로 9만9000명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석사급 이상의 고급인력이 1만명 정도 부족할 것이라는 게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조사결과다.

 정통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간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인력양성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정통부의 IT인력 양성정책, 그중에서도 학교·학원을 통한 인력양성은 크게 네가지로 구분된다. △시설장비 및 교수충원 등의 지원으로 인력양성 규모확대 △현장지향 교육강화를 통한 현지적응능력 제고 △글로벌한 인재양성을 위한 해외교육 기회확대 △대학 IT연구센터 지원을 통한 고급연구인력 양성 등이 그것이다.

 인력양성 규모확대 전략으로 정통부는 IT관련 학과를 신설하거나 정원을 확대하는 학교를 후원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특성화고교는 3억원, 전문대학은 5억원, 대학은 10억원, 대학원은 15억원을 2년간 지원받는다.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에는 대학원 34개교, 대학과 전문대학은 각각 44개교, 특성화고교 25개교 등 총 147개를 지원, 1만2000명 가량의 IT인력 증원효과를 거뒀다. 올해 들어서는 기존 사업에 소프트웨어 관련학과 또는 대학(원)을 설립하는 경우 지원금을 2년간 각각 15억원, 20억원으로 지원하기로 하면서 총 153개교가 혜택을 입고 있다.

 현지적응능력 제고 전략의 일환으로 정통부는 지난 7월초부터 내년 2월말까지 전경련과 함께 IT학과 교과과정 개편방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콘텐츠 산업 및 관련인력 육성을 도모할 수 있도록 비IT학과에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강좌와 IT접목과정을 개설하는 경우 장비는 1억원, 교수요원 초빙에 관해선 객원교수 3500만원, 겸임교수 1500만원, 프로그래밍 전문강사는 최고 2500만원까지 지원한다.

 올해에만 이를 통해 32개교가 지원받고 있으며 객원교수 37명, 겸임교수 74명, 전문강사 48명 등 총 159명의 교수요원이 지원됐다. 교수요원의 수가 늘어나면서 강좌당 학생수가 40∼50명 수준으로 줄었고 기존 교수들의 강의부담이 줄어 대학의 연구를 활성화하는 등의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는 게 정보통신부의 설명이다.

 또한 대학교육과정에 기업의 요구사항을 반영, 기업체에서 인턴십 실시, 졸업시 인턴십 수행기업에 취업 등 선순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대학당 2억2000만원 한도내에서 인턴연수생에 대한 등록금을 300만원 한도서 50% 이내로 지원하고 있다. 이는 모두 개인과 기업, 학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해외교육 기회확대 사업으로 99년부터 국내 우수인재가 미국 MIT와 스탠퍼드 등 해외 유수대학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1∼2년차에는 1인당 연간 2만달러, 그리고 3∼4년차에는 1만달러 수준을 지급하고 있다. 올해 신규 선발된 70명을 포함해 총 277명이 이에 해당되며 수혜자는 연간 100명 이상씩 확대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해외 유수대학이나 민간 IT교육기관에 학생을 파견해 교육하고 교육이수에 대한 학점을 인정하는 대학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올해에만 ICU 등 34개 대학에 900명의 인원을 배정했다. 2001년에는 21개 대학, 960명을 지원한 바 있다.

 또한 유학과 유사한 효과 창출, 대학교육의 세계화 지향 차원에서 첨단 IT지식과 기술을 가진 해외 유수대학의 외국인 교수와 전문가를 교수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1인당 연간 1억원 한도에서 교수채용 비용을 지원한다. 고급연구인력 양성사업으로는 대학에 결집돼 있는 인적자원을 적극 활용해 IT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프로젝트 개발능력을 갖춘 고급연구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2000년부터 센터당 8년간 총 60억원 가량을 지원하는 대학 IT연구센터(ITRC)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 8월 신규지정된 4개 센터를 포함해 현재 전국에 총 32개 ITRC가 운용 중에 있으며 올해부터는 지원규모를 기존 4년간 연 4억원 수준에서 8년간 연 8억원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장기계획을 수립해 장기적이고 예측가능한 연구활동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와는 별도로 IT분야 해외 고급두뇌를 유치해 연구개발에 활용한다는 계획 아래 내년부터는 국내 최초로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정통부는 우선 내년에 50명 가량을 선발해 최장 4년간 박사과정자는 연간 1400만원, 석사과정자는 연간 1000만원 수준을 지원하기로 했다. 정통부는 이처럼 다각적인 방법을 통해 직접적으로 IT 교육을 담당하는 학교 및 학원을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세계 모든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IT인력 부족의 문제를 개선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외국정부는 어떻게 하고 있나

 -미국

 대표적인 IT선진국인 미국은 IT산업 촉진과 신경제 건설을 꾀할 수 있도록 IT산업부문의 규제철폐와 재정지원(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법인세 등의 세금감면과 정부보조), 관련 법률정비(해외 IT인력 유치를 위한 취업비자 확대) 등으로 IT기업들이 자율경쟁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정보기술관련 교육기회를 넓히기 위해 국립과학재단이 컴퓨터·공학분야 학부, 대학원 교육을 받고자 하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1인당 2500달러 내에서 연간 8000여명의 학생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장학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노동부·국립교육통계센터·국립과학재단 등은 미국 전역에 걸쳐 IT인력 수급상황을 예측하고 IT인력공급을 위해 기업에서 교육기관에 이르는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정보제공기회 확대 차원에서 노동부는 American Learning Exchange를, 상무부기술위원회는 GO4IT를 구축해 운용 중이다.

 이밖에도 정보통신 기술인력 부족 문제해결을 위해 3년간 14만2500명의 기술인력에 대해 취업비자를 추가로 발급하는 H1B 비자 법률안 마련했고 기업의 정보통신훈련에 대한 세금감면, 정보통신훈련비용에 대한 조세감면 정책을 활용 중이다.

 -캐나다

 캐나다의 인력양성 프로그램은 정부주도하에 이뤄지며 학력 및 실무경험 유무에 따라 차별적인 프로그램이 적용된다.

 대학교육을 받은 30세 이하의 실업자를 대상으로 IT관련 중소기업에서 실시하는 6개월 단위의 인터십인 국가 IT인턴십 프로그램은 해당기간의 임금 50%를 1인당 최고 4000달러까지 지원한다.

 96년 소프트웨어인력위원회와 IT업계, 대학의 협력하에 개발된 ITP 프로그램은 대학졸업생을 대상으로 1년간 운영시스템과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개발, 네트워킹 기술에 대해 집중적인 훈련이 이뤄진다.

 이밖에도 2000년부터 소프트웨어인력위원회와 인력개발부, 지방교육부의 공조하에 고등학생 대상의 고교IT실습 프로그램, 2001년부터 착수한 대학학력 이상의 30세 이하를 대상으로 인턴월급의 3분의 1, 최고 6000달러까지 8개월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인턴십2001 프로그램, 산업청과 전화업체 지원하에 93년부터 초중고교 및 도서관에 PC를 보급하는 CFS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영국

 영국은 국가 차원의 정보화 촉진에 역점을 두면서 2000년 국민의 온라인화, 기업의 온라인화, 정부의 온라인화 등 3대 목표를 제시한 ‘UK 온라인’으로 국가 정보화를 촉진하고 있다.

 99년 17억파운드의 예산을 배정해 시작한 ‘컴퓨터 포 올’ 프로그램은 국가 주도의 인력양성 정책으로 전국에 1000여개의 컴퓨터 교육센터 개설, 3만2000개 학교의 인터넷 접속환경 완비, 37만명의 교사에게 컴퓨터 훈련의 제공을 목표로 한다.해외 IT 인력 유치방안으로는 IT산업을 비롯해 인력부족이 예상되는 분야에 대해 노동허가증의 발급 제한 완화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독일

 독일은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신규 IT 인력육성과 재훈련 과정 실시한다. 연방정부는 97년과 98년 IT전문직을 지정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며 이 프로그램은 3년 과정으로 주당 2일 직업학교학습과 3일 현장실습으로 구성된다. 디부르크대학을 통해서는 3학기 현장실습을 포함해 7학기만에 졸업할 수 있는 신규 IT과정을 개설, 운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IT자격증 획득을 희망하는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정부가 훈련비용을 보조하는 SKIN 프로그램, 99년 12월부터는 미취업 대졸생 및 전직을 희망하는 데이터프로세싱 등 IT 분야에 기초지식 습득자를 대상으로 하드웨어·운용체계·인터넷·미디어통신·데이터베이스관리 등 업계가 요구하는 분야를 위성을 통해 원격훈련을 실시하는 SIT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또 해외 IT인력 유치 방안으로 2000년 8월부터 2만명의 외국인 기술인력이 독일에서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그린카드 프로그램 시행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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