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출판도 네트워킹 시대

 사진, 스케치, 원고, 비디오테이프 등으로 어지럽힌 책상들을 상상해 보라.

 이런 것들로부터 완성품을 만드는 게 바로 출판업계가 하는 일이다.

 인터넷혁명으로 디지털영상과 텍스트가 홍수를 이루고 있어 출판계 전문가조차 좋은 디지털 영상과 글을 골라내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제 데스크톱 컴퓨터만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정보확산 최신기술을 선보이는 미 서부지역 연례행사인 ‘세이볼드 샌프란시스코’가 지난 11일 모스콘센터에서 개막됐다.

 이 행사 주최자인 세이볼드세미나앤드퍼블리케이션 진 게이블 사장은 “데스크톱 컴퓨터의 파워 강화만을 지나치게 강조했기 때문에 출판업계가 다소 교착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데스크톱 컴퓨터는 출판만을 하는 문제라면 현재로서도 충분히 강력하기 때문에 파워를 더 높일 필요가 없다”고 데스크톱에 대해 다소 급진적인 태도를 보였다.

 20년 전 시작된 PC 출판혁명으로 어도비 ‘포토숍’,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디지털카메라, 레이저프린터 등이 등장, 사상 처음으로 집에서도 로고와 사진을 넣은 뉴스레터를 인쇄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출판업계 선두주자들은 데스크톱 PC만 사용한다기보다는 이미지를 선별하기 위해 네트워킹 기술, 구체적으로 말해 강력한 서버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게이블 사장은 9·11 미 테러사태 추모 1주년이 세이볼드 행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9·11테러 1주년 특집방송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그는 이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출판부문에서는 어도비시스템스에서 만든 프린터 언어 ‘포스트스크립트’가 20년 전 데스크톱 출판혁명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어도비 제품, 특히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숍과 그래픽 프로그램인 일러스트레이터가 데스크톱 출판시대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지금은 어도비마저 네트워크와 서버에 자사 미래를 걸고 있다. 이는 어도비의 세이볼드 행사주제를 보면 곧바로 알 수 있다. 이 회사는 이미지 관리 서버 소프트웨어인 ‘올터캐스트(AlterCast)’의 차기 버전을 ‘어도비 그래픽서버 (Adobe Graphics Server)’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올 연말까지 시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회사 IDC의 론 글라즈 이미징그룹 프로그램 부장은 “어도비가 데스크톱 출판에서의 자사 위치를 굳건히 하기 위한 기초공사를 하고 있다”며 “이 회사는 이미지를 정상 형태로 유지하면서 도큐먼트의 일부로 전송도 할 수 있는 이미지 서버 솔루션을 제공할 능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어도비의 샨타누 나라옌 세계 제품담당 부사장도 어도비 제품전략의 초점이 어도비 제품을 사용, 인터넷으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제품을 개선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어도비는 아울러 기업들이 동일한 정보를 매번 재창조할 필요 없이 웹에서 프린트나 비디오 등의 미디어 형태로 필요할 때마다 쉽게 출력할 수 있는 제품도 개발중이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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