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지불결제 시장의 헤게모니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신규서비스 출시경쟁이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KTF(대표 이경준)는 지난 11일 “지난 5월 메모리방식(zoop)의 결제기능을 갖춘 K머스폰을 출시해 업계 최초로 상용화한 데 이어 9월말 IC칩 기반 적외선(IrFM) 방식의 2차 K머스폰을 출시, 50억원을 투자해 가맹점 2만개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날 SK텔레콤(대표 표문수)과 LG텔레콤(대표 남용)이 손을 잡고 IrFM 기술규격과 가맹점 확보 마케팅에서 협력키로 했다는 발표내용에 대응한 것이었다. 본지 지난 12일자 1, 3면 참조
그러나 9월말 출시해 가맹점 확대 및 이용자 확산에 주력할 계획인 2차 K머스폰 인프라와 이미 상용화된 1차 K머스폰 인프라가 서로 호환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져 이미 1차폰을 구입한 12만명 소비자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KTF 관계자는 “연내에 1차폰과 2차폰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리더기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해명했지만 “올해 공급예정인 2만대의 리더기는 2차폰만을 인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1차폰을 구입한 12만명의 이용자들은 서울지역의 3000여 가맹점에서만 이를 이용할 수 있고 올해 추가되는 2만여 가맹점에서는 이용할 수 없게 됐다.
더구나 1차폰의 메모리방식 적외선기술을 제공한 하렉스인포텍(대표 박경양)으로부터 기술정보(소스)를 건네받지 못하면 1차폰, 2차폰을 모두 인식하는 리더기 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데 하렉스인포텍측의 지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렉스인포텍의 한 임원은 “KTF의 기술방식 변경에 대해 전혀 통보받은 바 없어 이후의 준비계획을 거론할 수 없다. IrFM 방식은 아직 표준이 정해지지도 않은 것인데 어떻게 호환기술을 개발하겠느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업계 주변에서는 “서비스출시 4개월 만에 이렇다할 소비자보호 방안없이 기술방식을 변경하는 행위는 새로운 서비스를 먼저 출시하려는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며 연내에 3만점의 가맹점을 확보하기로 한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경우도 지불결제 표준에 대한 3사간 합의없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또다른 소비자 피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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