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이 하반기들어 중국으로부터 CDMA 단말기 주문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품 부족으로 물량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상당수 업체들이 하반기에도 중국의 CDMA 단말기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관련 부품조달에 소극적으로 대처한 게 화근이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200만가입자를 밑돌 정도로 저조했던 중국의 CDMA 시장이 하반기들어 매달 60만∼80만명씩 가입자수가 크게 늘어나 연내에 7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CDMA 단말기 최대 수출국인 한국으로 주문물량이 크게 몰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 업체들은 부품 부족으로 제품 공급을 늦출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CDMA 칩. 일반적으로 퀄컴으로부터 CDMA 칩을 주문받기 위해서는 12∼14주전에 주문을 예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 공급하는 단말기에 장착되는 2세대 칩(모델명 MSM3100)은 몇몇 후발통신국에서만 사용하고 있어 시중에서 추가로 구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실제 대다수 국내 메이저업체를 비롯해 중견·중소업체들 모두 칩 부족으로 중국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 메이저업체 CDMA칩 구매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중국향 모델에 들어가는 칩 부족 현상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중국에 안정적으로 CDMA 단말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3개월 정도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CD 드라이브 집적회로(IC)도 부족하다. 주로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이 부품은 일반적으로 1년 전에 수요를 예측해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구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모 중견업체 구매 관계자는 “연간 부품조달 계획에 따라 공급되는 LCD 드라이브 IC만으로는 급작스레 늘어나는 중국향 CDMA 단말기 주문을 감당할 수 없다”며 “새로운 구매처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단말기의 LCD 위에 붙이는 IMD 필름 등 업체마다 부족한 부품을 조달하느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 이동전화단말기 연구개발(R&D)업체 임원은 “중국으로부터 CDMA 단말기 주문량은 기대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아웃소싱 업체의 부품부족으로 수출 일정을 차일피일 미룰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자재파동이 2∼3개월 정도면 해결될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앞으로 이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서둘러 자재의 수급상황을 예측하는 측정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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