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월드>`국산PC게임=必敗` 징크스 깬다

 ‘디아블로 신화에 도전한다.’

 국산 PC게임 ‘엘릭서’가 마침내 출시됐다. 디아블로식 액션 롤플레잉 장르를 표방한 이 게임은 개발기간만 4년이 걸린 대표적인 ‘대기만성형 게임’. 올들어 모처럼 출시된 국산 PC게임이라는 점에서 한껏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사실 ‘엘릭서’는 지난해 말부터 출시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번번이 작품성을 보강한다는 이유로 개발 일정이 늦춰지면서 이제서야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지난 5월 출시돼 관심을 모았던 국산 롤플레잉 PC게임 ‘페이트’와 똑같은 전철을 밟은 셈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페이트’를 개발했던 트론웰이나 ‘엘릭서’를 개발한 g2G가 똑같이 새내기 개발업체라는 것. 양사는 비슷한 장르의 롤플레잉 PC게임을 데뷔작으로 개발해 신고식을 치렀다.

 그러나 ‘페이트’는 불행하게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PC게임시장 상황이 워낙 나쁜 데다 불법복제가 난무했기 때문. 이런 면에서 ‘엘릭서’의 실적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비관적인 전망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국내외 배급을 맡은 이소프넷은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개발기간이 길어지면서 작품의 완성도가 높아진 것을 자부하고 있다.

 실제 중세 팬터지를 배경으로 한 ‘엘릭서’는 일단 그래픽만 따지면 수준급이다. 세세한 배경 묘사나 캐릭터의 움직임이 ‘디아블로2’와 어깨를 겨룰만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세 기사 등 캐릭터에 대한 묘사도 사실적이어서 보는 즐거움이 매우 높다. 게임을 시작하면 600프레임 이상의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된 각양각색의 개성을 소유한 주인공 캐릭터 5명과 그외 캐릭터 120명을 만날 수 있다.

 한편의 팬터지 소설을 연상케 하는 탄탄한 시나리오도 빛을 발한다. 기본 줄거리는 뚜렷한 선악구조 속에 슬픔을 간직한 소녀 엘릭서가 겪는 모험담. 특별한 능력을 소유한 빛의 소녀 엘릭서와 그녀를 보호하는 의협심 강한 청년 낫세의 특별한 능력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전문 시나리오 작가가 직접 감수해 더욱 다듬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와 운영방식도 특별하다. 메인 캐릭터와 보조 캐릭터의 역할을 잘 수행해서 게임운영을 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 또한 여러 사람이 함께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기능까지 지원한다. 종합해보면 화제작 ‘디아블로2’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비관론자들은 ‘페이트’가 나올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는 것이다. ‘국산 PC게임=필패’라는 징크스를 깨기에는 PC게임시장이 너무나 불황에 빠져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이소프넷 민홍기 사장은 “이미 대만·독일 업체와 수출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엘릭서의 작품성은 해외에서도 평가받고 있다”며 “국내 시장상황이 아무리 어려워도 좋은 게임은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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