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인증서 유료화 방안 놓고 공인인증기관들 `골머리`

　최근 금융권 계좌도용 사고를 계기로 개인의 공인인증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공인인증기관은 개인용 인증서에 대해 유료화 방안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한국정보인증·한국전자인증 등은 공인인증서 이용확산을 위해 올해말까지 한시적으로 공인인증서를 무료로 제공하고 내년부터는 개인들로부터 인증서 비용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인증기관마다 서비스 시기가 다르고 등록대행기관(RA)과의 관계로 인해 사실상 내년부터 개인인증서 유료화는 어려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초에 적용키로 했던 한국증권전산이 최근 증권분야 공인인증서 적용시점을 올해 안으로 앞당기기로 하면서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내년 1년 동안 증권사들에 대해 개인용 인증서 발급비용을 무료로 하기로 결정해 개인인증서 유료화는 더욱 어렵게 됐다.

　더욱이 금융결제원의 경우 개인이 아닌 은행들로부터 인증시스템 도입에 따른 비용을 받고는 있으나 그나마도 법으로 정한 개인당 연간 1만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공인인증시스템 운용비용을 은행마다 적절히 분배하는 수준이어서 개인인증서 유료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각 인증기관은 ‘수익자 부담 원칙’을 적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 단위로 공인인증서 이용비용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금융결제원은 결제원의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는 은행들로부터 일부 비용을 받고 있으며 한국정보인증은 오는 11월 우체국과 인증서 발급비용에 대해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공인인증업체들도 이처럼 콘텐츠 제공업체가 소비자의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장기적으로 개인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데 모두 공감하고 있다.

　한국증권전산 관계자는 “증권사의 경우 아직 공인인증서 이용이 확산되지 않아 내년 한해 동안 증권사에 대해 무료로 서비스할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공인인증기관의 생존을 위해 개인에게 인증서 비용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증만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정보인증·한국전자인증과 인터넷뱅킹·사이버트레이딩에서 자연스럽게 공인인증서 수요가 발생하는 금융결제원·한국증권전산 등이 개인인증서를 어떤 형태로 유료화해나갈지 결과가 주목된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