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모바일결제(휴대폰 내장형 칩카드)시장에서 삼성카드가 ‘왕따’를 당할 지경에 몰렸다.
한때 전업계 매출 1위이던 삼성카드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상황은 예상밖이다. 특히 최대 경쟁사인 LG카드의 경우 최근 대형 스마트카드사업에서 잇따라 발급사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둔 반면 삼성카드는 주요 프로젝트에서 연속 고배를 마시면서 자존심을 구기고 있는 것이다.
LG카드는 KTF와 함께 이달부터 발급하는 휴대폰 내장형 칩카드(스마트카드) 서비스를 개통한다. LG카드는 플라스틱카드와 내장형 칩카드 두 가지 형태로 각각 20만장 규모의 초도물량을 발급키로 했다.
LG카드는 또 대형 스마트카드사업에 뛰어든 KT로부터 비씨카드와 함께 발급사로 선정된 바 있다. 총 3000만장의 카드 발급을 계획하고 있는 KT는 각각 2500만명과 1500만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양대 카드사를 통해 초기 스마트카드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3위인 국민카드도 지난해 KTF 멤버스카드에 이어 적외선(IR)·고주파(RF) 방식의 모바일결제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반면 삼성카드는 사실상 휴면상태에 접어든 SK텔레콤의 모네타카드를 잠깐 발급한 게 고작이어서 자칫 차세대 모바일결제시장 경쟁에서 뒤질 수도 있는 상황에 몰려 있다. 삼성카드는 특히 결제수단 형태가 어떻게 진화하더라도 발급 주체로서 신용카드사의 역할은 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자들이 금융영역을 공격적으로 침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그동안 경쟁사에 비해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삼성카드의 협상력이 최근 제휴사와의 협상 과정에서는 오히려 자충수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단 발급제휴사 선정 기준은 카드사가 제시한 제휴 조건이지만 삼성카드의 협상관행에도 문제가 있은 게 사실”이라며 “기본적으로 윈윈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여기다 얼마 전 삼성카드의 전문인력이 타사로 이직한 것도 어려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마지막 남은 대형 스마트카드 프로젝트인 SK텔레콤의 내장형 칩카드 발급사 선정에 목을 매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이번에도 밀려날 경우 모바일결제시장에서는 완전히 배제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모네타카드 제휴발급사인 LG·삼성·외환·하나·한미 등 5개사를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오는 추석 전 발급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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