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EMS산업 뿌리내린다.

 한국형 전자제조전문서비스(EMS: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산업이 조금씩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내 EMS 산업 발전을 위해 63개 전자업체가 공동설립한 한국EMS산업협의회(회장 정국교)가 출범 2개월째를 맞아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형 EMS모델’에 대한 산업계 내부의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EMS기반의 전자산업 구조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EMS협의회에 가입한 60여 회원사간의 공동사업도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다.

 한국EMS산업협의회는 다음달부터 전자부품, 포장재, 해외물류 등 원자재와 서비스를 회원사가 공동구매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국교 회장은 이미 10여개 회원사가 콘덴서, 리셋IC, 파워모듈의 공동구매에 합의했으며 EMS회원사의 해외 수출물량을 전담하는 해운사도 다음달까지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달 EMS전문웹사이트(MCN http://www.emskorea.or.kr)의 오픈을 계기로 온라인 기반의 해외수주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최근 EMS협의회의 대외행보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그동안 실체가 모호했던 한국형 EMS모델에 대해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EMS기반의 전자산업 구조개편에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것이다.

 협의회측이 제시한 한국형 EMS모델의 초기형태는 대기업체의 각 생산라인을 EMS전문업체들이 위탁경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LG전자의 VCR 생산라인에 EMS업체 전문인력이 파견돼서 계약된 생산물량과 품질기준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대기업의 세트 생산라인을 중소 EMS업체에 위탁할 경우 인건비가 평균 30% 절감될 것이라는 협의회측의 주장에 산자부와 대형 세트업체들도 솔깃한 반응이다.

 이미 휴맥스, 한국알프스전기 등이 유사한 형태의 생산인력 아웃소싱에 성공한 데다 협의회 내부에도 삼보, 삼성테크윈 등 방대한 인력수요를 지닌 대기업군이 15개사나 되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제조업체가 연계한 한국형 EMS모델이 연내 성사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정국교 회장은 “한국형 EMS모델이 노동현장에서 노조갈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국제조업의 공동화를 지연시킬 유력한 대안”이라면서 연말까지 정부, 산업계와 공동으로 한국형 EMS산업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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