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관리체계 허점 노출 `해외인증지원사업` 도마위에

 정부가 지난 9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원 및 관리 체계의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5일 관련 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관계당국의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사업의 부실관리로 지난해 인증서 위조건이 발생한 데 이어 이미 지원된 자금의 회수가 추진되고 있는가 하면 일부 인증에 대한 정부지원 적합성 여부가 최근 도마에 오르고 있다.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사업은 중소기업청이 98년 하반기부터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 신뢰도 및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유럽공동체(CE) 및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 등 27개국, 62개 제품 인증부문에 대해 인증 획득비용의 70% 이내에서 최고 700만원까지, 국제품질인증시스템(ISO9000/14000) 등 4개 시스템 인증부문에 대해서는 최고 500만원까지 각각 지원하고 있는 사업이다.

 사업 첫해인 98년 25억원에 불과하던 지원예산은 99년 58억원, 2000년 84억원, 2001년 107억원에 이어 올해는 128억여원으로 점차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사업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지난해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사업의 주관기관인 한국엔지니어링서비스업협동조합의 7개 회원사가 외국 인증을 전혀 받지 않고 인증받은 것처럼 문서를 위조해 정부지원금을 챙긴 위법 사례가 발생, 중기청이 지원금을 환수 조치한 한편 최고 2년간 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 또 올해에는 미국 FDA의 음식료품 과제에 대해 지원대상이 아닌데도 중기청이 지난 4년여간 인증자금을 지원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현업 부서에서 문제점을 파악, 환수 조치에 나서면서 문제가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전체 인증지원자금의 20% 정도가 지원되는 CE의 자기적합선언(DOC) 인증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다. 이 인증은 제조업체가 자체 시험을 통해 인증을 표시하는 방법과 국내 인증업체의 시험을 거쳐 인증을 표시하는 방법 등으로 구분된다. 어느 경우에도 강제성이 없고 CE에 대한 수출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같은 자가 인증이나 국내 인증업체의 인증은 제품의 품질에 대해 해외 바이어들이 인정하지 않을 경우 인증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이렇게 되면 업체들은 수출을 위해 범유럽 차원에서 공인한 유럽시험인증기관이 실시하는 공인적합인증(COC)을 다시 획득해야 한다.

 문제는 중기청이 국내 인증기관으로부터 중소기업들이 인증받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해외인증획득지원사업의 대상이 될 수 없는데도 중기청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해외인증컨설팅업체들이 이 같은 상황을 이용해 해외 인증을 획득하려는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유럽시험인증기관의 시험을 거쳐야 하는 COC보다 DOC 형태로 인증서를 획득하도록 유도한 후 정부 지원금을 자체 수입원으로 삼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해외규격인증획득지원사업의 지원 원칙을 재검토하고 불법이나 편법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관리체제를 강화, 정부자금이 당초 기획 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중기청 관계자는 “DOC 형태의 인증 획득에 대한 지원을 중단할 경우 컨설팅업체들이 자금이 지원되는 COC 분야로 지원을 유도해 오히려 역함정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부 악덕 컨설팅업체의 장난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과제당 지원율을 현행 70%에서 50%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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