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메인 3000만 시대>(상).kr도메인 등록 늘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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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메인은 전세계 네트워크의 연결망인 인터넷에서 국가와 조직을 대표한다. 집과 상점에는 어느곳이나 문패와 간판이 있듯이 사이버공간에도 문패가 필요하고 이것이 바로 도메인이다. 결국 사이버영토상의 주권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 강국으로 자처하는 한국의 사이버영토 주권은 아직 미미하다. 전세계 수억개 도메인 중에서 한국인이 갖고 있는 도메인은 수백만개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도메인주소를 미국이 관리하고 등록 및 관리체계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또 외화가 쓸데없이 유출되는 데다 국가 도메인인 닷케이아르(.KR)의 지나친 경시 등 갖가지 문제들이 제기돼왔다. 닷케이아르 도메인의 활성화를 위해 다수업체를 통한 경쟁등록체제가 시작된 시점에서 도메인 관련 이슈들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편집자

 

 <1>국가도메인 닷케이아르(.kr) 등록을 늘리자

 인터넷 주요 6개국의 도메인 연간등록비는 평균 10만원 미만이다. IT분야의 그 어떤 상품보다도 가치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메인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도메인이 가지고 있는 인터넷 대표성 때문이다.

 도메인은 숫자로만 표현한 IP주소 대신 알기 쉬운 문자로 표현한 것으로 시스템, 조직, 조직의 종류, 국가 이름 등 3, 4가지 구분자를 계층화해 ‘.’으로 구분하고 있다. 국가와 조직을 상징하는 사이버공간의 대표이름인 셈이다.

 도메인네임은 80년대 중반부터 미국 국방부 아르파넷(ARPANET)을 주축으로 조금씩 사용되기 시작해 90년대 중반 이후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은 이래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왔다. 특히 웹브라우저를 통해 일반인들이 인터넷을 손쉽게 접하게 되고 전세계 국가와 주요 기업들이 홈페이지를 잇따라 개설하게 되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영국의 인터넷도메인통계서비스 도메인스탯(http://www.domainstats.com)에 따르면 주요 도메인등록사에 등록된 전세계 인터넷 호스트 도메인수는 8월 현재 3065만9000여개에 이른다. 정식 등록은 하지 않더라도 호스트 도메인 밑으로 할당받아 사용하는 도메인까지 합치면 수억개에 이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한국인터넷정보센터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한국인과 한국기업 등이 등록한 인터넷 호스트 도메인수는 약 200만개에 달하고 하위 도메인을 합쳐도 1000만개에 못미친다. 물론 인구규모를 고려할 때 그렇게 적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다른 국가에 비해 국가주권을 상징하는 이름인 국가도메인이 지나치게 적다는 점이다.

 유럽의 경우 일반 도메인에 비해 국가도메인수가 월등히 많다. 독일의 닷디이(.de)가 525만개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영국(330만개), 네덜란드(70만개), 이탈리아(59만개), 일본(47만개), 한국(46만5000개) 등이 잇고 있다.

 한국인들이 이처럼 일반 최상위 도메인을 선호하는 까닭은 ‘인터넷기업=닷컴기업’이라는 등식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닷컴 도메인을 갖지 않으면 인터넷기업도 글로벌기업도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닷컴 도메인은 미국의 베리사인이 주관하는 것으로 등록시 과다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해당 도메인 홈페이지에 국내 사용자가 접속할 때조차 베리사인의 네임서버에 접속해야 하는 탓에 회선료까지 이중으로 부담하게 되는 등 불합리함이 적지 않다.

 특히 국가도메인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국력 및 영토를 상징하는 요소라는 점에서 국가도메인의 지나친 경시나 등록저조는 여러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닷컴 도메인 등록기관인 미국의 베리사인(구 네트워크솔루션스)이 지난 2000년 8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com, .net, .org 도메인의 각국 도시별 등록순위에서 서울이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이와같은 많은 국제도메인 등록비만으로 연간 3500만달러가 해외로 유출된다.

 그러나 한켠에서는 국가도메인 활성화가 인식전환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국가도메인수를 끌어올리려면 제도정비 역시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닷케이아르가 ‘xxx.co.kr’와 같은 3단계 체계를 취하고 있어 ‘xxx.com’과 같은 2단계 체계의 일반 최상위 도메인들에 비해 직관성이 크게 떨어지고 나아가 대한민국 대표 도메인이라는 인식도 약하다는 지적이다.  

 다행히 닷케이아르 도메인의 경쟁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마케팅활동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어 닷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온 국가도메인 활성화에 일정 정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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