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서비스 이대로 안된다>(하)전자금융서비스 전략 새롭게 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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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할 수 있을 때까지 서버를 늘려라.’

 현재로선 인터넷뱅킹 접속용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방책이다. 그러나 당장 눈앞의 정보시스템 투자예산도 걸리지만 결국 땜질식 대증요법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다. 특히 서버를 무작정 늘리다가는 앞으로 은행의 계정계 호스트에도 심각한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인터넷뱅킹을 필두로 한 전자금융서비스의 확산이 은행 주컴퓨터 환경인 계정계 시스템의 전략 수립까지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잘못 끼운 첫단추=‘금융정보 포털이냐, 효과적인 온라인거래 채널이냐’. 아직도 시중은행의 인터넷뱅킹 전략이 헷갈리고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은행들은 기본적인 거래업무외에 계좌통합(AA)·종합자산관리(PFMS) 등 정보서비스 개념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통합해왔다. 해당 은행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하려는 의지에서였다. 계정계 호스트에 인터넷뱅킹 서버를 줄줄이 늘려 단 것도 이 때문. 이에 따라 웬만한 시중은행 인터넷뱅킹 사이트에서는 단위서비스가 200여가지에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이용자 대부분은 입출금·계좌이체·대출·신용카드 등 사용빈도가 높은 일부 서비스에 집중되는 현실이다. 결국 방만한 종합정보서비스보다는 거래(트랜잭션) 중심의 인터넷뱅킹 시스템 전략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자체 파악한 결과 인터넷뱅킹 고객들은 AA와 PFMS 등 대다수 부가서비스에 관심이 없다”면서 “안정적인 트랜잭션 처리가 기본”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은 발상의 전환=전문가들은 당장 인터넷뱅킹 용량문제는 물론 나아가 신규 전자금융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종전 시스템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 은행마다 현재의 인터넷뱅킹 시스템 자원은 그대로 활용하되 추가적인 용량증설 및 백업은 외부에 위탁하는 방안이다. 인터넷뱅킹 전략을 트랜잭션 위주로 재구성할 경우 입출금·계좌이체·대출 등 사실상 모든 은행의 온라인 서비스는 동일할 수밖에 없어 더욱 설득력있게 들리는 지적이다.

 전문업체인 뱅크타운의 김계관 상무는 “쉽게 보면 표준화되고 공통적인 서비스는 한데 모아 처리할 경우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을 배가시킬 수 있다”면서 “굳이 방대한 정보시스템 자원을 일일이 소유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하루가 멀다하고 신규 전자금융서비스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향후 예상되는 계정계 호스트 시스템의 과부하를 줄여줄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여신·수신·외환 등 업무단위별 분산처리 환경으로 재구성, 개방성과 확장성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또 지금은 인터넷뱅킹이 골머리지만 모바일뱅킹이나 홈뱅킹 등 생각지도 못한 신규 전자금융채널이 병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전자금융 전문업체인 웹케시 윤완수 이사는 “안정적인 처리용량은 물론 다양한 전자금융 채널별 고객관리를 통합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도 기존 계정계 호스트에 무작정 갖다 붙이는 식의 전자금융시스템 전략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계정계 시스템은 은행의 자산인 고객원장관리에 집중하는 대신 나머지 업무처리는 과감한 떨쳐내기가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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