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콤 지분매각을 위한 통신사업자간 경쟁이 3라운드를 맞고 있는 가운데 데이콤이 CDP·SAIF·한일종합산업에 이어 두루넷을 컨소시엄으로 끌어들여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서 파워콤 인수전에 새로운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데이콤(대표 박운서)은 27일 자사의 박운서 부회장과 두루넷 이홍선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파워콤 공동입찰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두 회사의 합의는 데이콤이 지난 5월 2차 지분매각 입찰때 외국계 투자사인 CDP·SAIF에 이어 한일종합산업과 삼지전자를 끌어들인 후 다섯번째로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된다. 이 중 삼지전자는 이번 3차 입찰에서는 빠지고 캐피털사인 KTB네트워크가 참여할 예정이다. 또 국내 캐피털사 중 1∼2개사가 추가로 데이콤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데이콤은 파워콤을 인수할 경우 경영권을 행사하면서도 지분인수에 따른 투자자금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데이콤과 두루넷은 네트워크 관련 투자 및 유지보수 비용의 경우 내년부터 오는 2006년까지 각각 1조원, 2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금의 경우 당초 데이콤은 CDP·SAIF 등 외국계 컨소시엄이 50%, 자사와 자사 우호세력이 50% 등의 투자비율을 확정해 파워콤의 지분인수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두루넷 등 국내 기업의 참여가 확대됨에 따라 이번 3차 입찰에서는 자사의 투자자금 부담이 크게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데이콤이 정한 투자비중은 데이콤 90%, 자사 우호세력 10% 등의 비율. 하지만 데이콤의 투자비중 90% 중 45%는 외국계 투자사인 CDP·SAIF가 전환사채(CB) 형태로 투자한다. 투자금액으로 보면 현재 한일종합산업과 두루넷이 각각 700억원,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확정했다. 국내 투자사인 KTB네트워크 역시 5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며 앞으로 참여할 예정인 1∼2개 캐피털사가 다수의 금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따라서 데이콤의 투자비 부담은 실질적으로 크게 줄어든다.
그러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두루넷의 참여 배경이다. 두루넷은 그동안 전용선사업(권)을 SK글로벌에 매각하고 케이블망 매각(파워콤), 본사건물 매각 등 구조조정 작업을 벌여왔다. 하나로통신과는 합병논의까지 벌였다. 물론 근본적인 목적은 기업의 재무상황을 개선하고 되는 사업에 집중하자는 취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같은 구조조정의 와중에서 파워콤 매각에 1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하기로 하는 MOU를 체결한 데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후의 통신환경을 고려한 MOU 이상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두루넷 관계자는 이와 관련, “데이콤 컨소시엄이 파워콤을 인수하게 될 경우 두 회사는 매출증대·투자비 절감·영업 및 마케팅 활성화 등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파워콤 인수 이후 초고속인터넷사업을 위한 케이블망 임대 등을 고려한 조치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하나로통신은 AIG·EMP와 컨소시엄을 구축한 데 이어 현재 해외 유수의 투자사와 국내 기업 등을 포함해 3∼4개 업체와 컨소시엄 참여와 관련한 협의중이며, 온세통신·칼라일 등 2개사도 지난주 파워콤 기업실사를 마치고 어떤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인가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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