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욱 아라마루 사장 koss@aramaru.com
한국 온라인게임의 꿈은 이루어진다. 현재 전세계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게임 중 동시 접속자로 순위를 매긴다면 한국에서 개발한 온라인게임이 가장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다. 동시 접속자 순으로 온라인게임 점유율은 한국제품이 1위인 것이다. 반도체, 휴대폰 등 제조업에서 세계시장 1위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부가가치가 큰 문화 산업영역에서 한국제품이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게임산업은 PC게임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PC게임 중심의 게임구조는 여타 다른 게임기보다 빠르게 네트워크라는 기능을 게임에 도입할 수 있는 조건이 됐다. 또 패키지게임은 불법복사로 인해 개발사들로부터 외면을 받았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에 보다 많은 개발사들이 참여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현재 국내에는 수백개가 넘는 온라인게임 개발사가 게임을 출시했거나 개발중에 있다. 이러한 게임들이 현재 국산 온라인게임의 위치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든 것이다.
이같은 한국의 상황은 온라인게임을 가장 먼저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이러한 환경의 영향으로 온라인 PC게임을 개발해 이 분야의 최대 강국으로 나서게 된 것이다.
그럼 게임 강국인 미국과 일본의 상황은 어떤가. 개발사는 왜 온라인게임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았는가. 그 이유는 한국과 정 반대의 여건이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콘솔게임 시장이 큰 일본과 미국시장은 네트워크라는 장비보급이 늦을 수밖에 없었다. 또 콘솔게임은 개발사에 여전히 큰 수입을 가져다 주는 시장이었으므로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큰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 유명 개발사들은 온라인게임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실패를 하고 있는 해외 온라인게임은 외주를 주거나 시험적으로 개발한 게임들인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콘솔게임에서 네트워크 지원 등으로 세계 유명 개발사들도 온라인게임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는 시기가 왔다. 실제로 세계 유명 게임개발사들도 속속 온라인게임 개발을 발표하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의 게임개발 수준은 미국과 일본 유명 회사에 비해서 많은 부분에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한국의 온라인게임도 이러한 유명개발사의 가장 뛰어난 개발진이 만든 게임과 경쟁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한국 온라인게임은 초기시장 진입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개발사의 기획력, 디자인, 프로그램 등 게임 순수 개발력은 아직 유명개발사에 많이 뒤처져 있다. 한국업체나 해외업체나 서로 경쟁 우위에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누가 먼저 상대방의 우수한 능력을 따라잡을 것인가가 앞으로의 온라인게임 시장의 판도를 좌우하는 키 포인트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해외 개발업체가 국내업체의 온라인 개발 노하우를 따라잡을 동안 국내 업체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수준의 개발력을 가져야 하는 숨가쁜 싸움이 될 것이다. 이렇듯 온라인게임 시장이 커질수록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다. 이러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온라인게임의 성공으로 상당수의 자본을 보유한 국내 개발사들은 그 자본력으로 자사의 개발력을 선진개발사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 아직 자본이 없거나 새롭게 온라인게임 개발에 참여하는 업체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신규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온라인게임이라는 장르의 탄생은 한국게임산업이 세계에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회를 놓친다면 한국의 문화상품이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만든 문화상품을 전세계에서 즐긴다는 것이 현실이 될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이제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 보다 많은 투자와 새로운 시도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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