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전문가에 듣는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전망

◇인터넷 비즈니스의 진화

-이현국 한국커머스넷 전무 

인터넷 비즈니스가 환경변화와 수익모델을 좇아 진화하고 있다. 먼저 거대한 공룡과도 같은 전통기업들이 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e비즈니스화하면서 인터넷을 점점 더 자신들의 경영환경에서 필수적인 구성요소로 인식하기 시작해 전통기업과 닷컴기업의 구분이 급속한 속도로 붕괴되고 모호해지고 있다. 특히 거대한 조직 때문에 인터넷 환경에 느린 속도로 적응한 기업들이 닷컴기업 실패의 교훈과 기업인수 등을 통해 관련 기술과 비즈니스모델을 획득하고, 새로운 고객층인 인터넷 사용자들을 웹환경을 바탕으로 장악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많은 기업이 e비즈니스화의 목표가 무엇인지, 대상이 누구인지,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인지도 모른 채 막연히 디지털경제에 뒤진다는 불안감으로 지금 당장 인터넷기업으로 만들어달라고 컨설팅회사에 주문한 시기인 불과 3∼4년 전의 현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러나 지난 10여간 인터넷을 위시한 정보기술혁명의 성과는 생산성 증가 단위로 측정할 때 산업혁명 이후 몇백 년간 이뤄진 성과만큼 깊이가 있다. 기본적으로 물리적인 제약으로부터 정보의 자유와 이것으로 인해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아이디어 구상·전달에 드는 비용을 줄임으로써 시장 효율과 투명성 증가에 촉매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여러 산업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항공기엔진제조회사들은 인터넷을 통해 항공기 엔진을 기대 이상으로 판매했다. 인터넷을 통해 보다 정교한 AS를 제공해 기술자 작업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해 고객서비스의 질을 증가시켰다. 또 화물운송회사들은 인터넷으로 화물을 배달할 수는 없지만 온라인 추적기능을 통해 고객들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해 보다 높은 서비스의 일부분으로 활용하고 있다.

 진화는 온라인쇼핑산업에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가장 파격적인 영향력과 성장력을 갖고 홈쇼핑산업도 구매 편의성과 동시에 시간적 제약성·충동구매 등으로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쇼핑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인터넷쇼핑산업은 접속용이성과 부가서비스 제공 면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디지털TV와 위송방송을 활용하는 t커머스는 인터넷 초보자나 비사용자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특히 사용자의 양방향성과 시간적 제약의 제거, 풍부한 부가기능, 사용의 용이성 등과 무한한 다채널 확보 등은 일반가정에 급속한 구매활동을 지원하게 되며 상품판매와 아울러 영화·게임·정보 등 콘텐츠상품도 판매하려고 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복합사업 형태를 인터넷은 강력히 지원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인 카(Car)커머스·e카 개념인 텔레매틱스(telematics)산업으로 자동차에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 업무와 생활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회사는 새로운 고객과 수요을 창출하고, 정보통신기기업체들은 단말기 판매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이동통신회사들은 서비스센터 운영을 통해 신규 수익을 창출하고, 보험회사·유통회사들도 이와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지원하는 복합형 사업 형태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인터넷의 진화와 발전단계는 기업들이 웹을 통해 정보를 구축하고 전달하는 첫 단계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네 번째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기업은 심각한 구조조정이 시작되는 세 번째 단계로 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현실은 보안과 비용문제가 걸려 있는 두 번째 단계 사이에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인식 확산과 비즈니스에 도전하는 많은 인터넷기업에 의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분석가와 업계 관계자는 B2C부문의 비약적인 성장을 예측하고 있다. 올해 6월 현재 인터넷 사용자는 2500여만명으로 인구의 절반 이상이다. 30대와 40대가 각각 67%, 39%로 급증하고 있다. 특히 9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을 사용한 20대층이 향후 3∼4년 내 기업이나 가정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구매파워를 갖는 30∼40대 핵심계층이 되기 때문에 인터넷 비즈니스는 현실화되고 있다. 한편 아직 B2B부문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기존 기업들도 웹을 통한 오프라인의 브랜드 이미지 강화, 고객충성도 개발, 정보 제공과 아울러 다른 영역에 대한 비즈니스 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서 많은 성장이 기대된다.

 올해 미국 기업의 경우 일반 정보기술 지출비용이 4.4% 증가한 반면 e비즈니스 지출비용은 10.6%가 증가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고, 한국 기업의 경우도 이와 같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진화는 통계발표 자료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99년 9조원에 불과하던 전자상거래 규모가 2001년에는 10배 이상 증가해 119조원에 도달했고, 91.6%가 B2B 비중이지만 B2G의 분기별 성장률이 3배 이상 급증하고 있어 민간부문에서 공공부문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또한 2005년까지 연평균 50% 이상씩 성장해 716조원에 달할 전망이며 기업의 e비즈니스화로 2003년 이후 약 4조2000억원의 부가가치가 추가로 창출돼 연간 50조원 이상의 비용절감효과를 거두고 전세계 전자상거래시장도 연평균 77% 정도씩 성장해 2004년에는 6조8000억달러가 되는 등 인터넷 비즈니스 전망을 아주 밝게 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양적 인프라 측면인 인터넷 접속비용과 초고속통신망 등을 기준으로 볼 때 인터넷 접근환경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PC 및 이동통신 보급률도 선진국 수준으로 질적 인프라 측면인 콘텐츠제공자를 나타내는 웹서버 보급률과 전자상거래 활용정도를 나타내는 보안서버 수만 확대되면 급격한 성장이 예측된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넷이 사용자와 기업환경의 변화에 따라 진화돼 왔듯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진화하고 변신하는 노력일 것이다. 여기에는 특별한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모델도 필요하지만 현재의 기술과 수익모델을 관련 기업과의 네트워크와 치밀한 사업전략을 통해 발전시키고 접목시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인터넷기업 하반기 전망

-이왕상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인터넷업체에 있어 99년과 2000년의 가장 큰 과제는 ‘가입자 확보’였다. 즉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 시장에서 인터넷업체를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으며, 가입자당 기업가치니 페이지뷰당 기업가치니 하는 것들도 이때 유행한 대표적인 분석기법이다.

 업체들은 필요하면 얼마든지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믿었고, 당연히 가입자 확보 비용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2001년 들어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포털업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가입자’ 확보에서 ‘수익모델’ 확보로 바뀌었다.

 외부자금조달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가입자 확보에 필요한 비용을 내부에서 창출된 수익으로 충당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광고와 전자상거래를 주축으로 하는 다양한 수익모델 개발이 이뤄졌고, 프리미엄 콘텐츠의 유료화 모델도 속속 도입됐다.

 그렇다면 올해 인터넷업체의 화두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흑자원년 달성’이다. 그동안 실적부진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신뢰하락을 회복하는 것이 업체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2001년부터 본격화한 수익모델 확보를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올해 들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인터넷업체들의 외형은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수익성도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344억원의 매출과 5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올해 상반기 911억원의 매출과 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코스닥 등록심사를 통과한 NHN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매출 59억원과 영업이익 마이너스2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매출 276억원과 영업이익 137억원을 달성했다.

 또한 전자상거래업체인 옥션과 인터파크는 올해 2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이렇게 업체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데는 기존 수익모델, 즉 광고와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특히 프리미엄 콘텐츠 유료화가 활발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도 이런 흑자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광고와 유료콘텐츠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광고의 경우 3분기에는 월드컵 효과로 호황을 누린 2분기에 비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나 다음 등 일부 선두 포털업체는 광고단가를 인상함으로써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4분기 광고시장은 계절적 특성으로 인해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다. 유료콘텐츠부문은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포털업체들의 프리미엄 콘텐츠 수익모델의 핵심에는 ‘아바타’가 있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올해 3월 아바타서비스를 도입해 현재까지 월간 약 7억원의 매출액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아바타서비스를 최초로 도입한 세이클럽의 경우 올해 6월 한 달 동안에만 23억원의 아바타 관련 매출을 올렸다. 하반기 프리미엄 콘텐츠 수익모델의 핵심은 ‘게임’이 될 전망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하반기부터 나코인터렉티브와 제휴해 ‘라그하임’의 정액제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3분기 중 게임 아이템의 유료화에 착수할 예정이다. 세이클럽도 하반기에 게임유료화를 본격적으로 단행할 예정이다. 만약 게임유료화가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면 그동안 아바타에 편중되던 수익모델을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인터넷시장은 콘텐츠 유료화의 성공적 안착과 광고부문의 지속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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