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웰의 첨단 멤스연구소를 유치하라.’
다국적기업 하니웰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사의 핵심 연구조직을 해외 현지로 속속 이전하고 있는 가운데 첨단센서의 선행개발을 맡는 멤스(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연구센터가 올해 말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멤스업계에 연구센터 유치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주 초 서울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는 귀한 외부손님이 방문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 위치한 하니웰 멤스연구센터의 고위임원진이 국내 이전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현지 실사작업에 나선 것.
이 멤스연구센터는 세계 산업용 센서시장을 이끌어온 미국 하니웰이 차세대 센서개발을 위해 집중 육성해온 연구조직으로 특히 멤스공정을 이용한 무선(wireless)센서 양산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 연구소는 향후 무선화될 산업용 센서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중요한 분기점이 되기 때문에 올초부터 한국과 대만, 일본간에 유치작업을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했다.
현재 각국의 멤스 기술수준과 개발여건을 비교한 결과 한국이 가장 앞선 것으로 나타나 멤스연구센터의 국내 유치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한국하니웰(대표 박윤규)의 한 관계자는 “실사결과를 기초로 다음달초 멤스연구센터의 이전장소로 파운더리 시설이 잘 갖춰진 서울대와 KIST, KAIST 중 한 곳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때문인지 KIST는 부원장이 직접 나서 하니웰측에 멤스연구센터를 이전할 경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으며 이미 완공한 150평 규모의 멤스전용 연구시설(청정연구동) 등 유리한 입지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KAIST는 나노팹과 연계한 센터 유치조건을 내걸며 경쟁에 뛰어들었으며 서울대측은 반도체 공동연구소 등 다양한 파운더리 시설과 전문인력 수급의 용이성을 내세워 센터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기업의 멤스연구센터가 한국에 들어올 경우 나노기술 연구의 상용화에 촉매로 작용해 산업적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멤스연구센터에서 개발할 멤스기반 와이어리스 센서는 아직 세계적으로 상용화된 사례가 없는 첨단제품으로 국내 센서산업의 기술수준을 몇단계 향상시킬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국 하니웰의 한 관계자는 “멤스연구센터의 실사팀이 한국에 이어 중국 칭화대도 방문함에 따라 중국이 마지막 변수로 등장하고 있지만 결국 멤스관련 인력·기술 인프라가 뛰어난 한국이 멤스연구센터를 유치하는 승자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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