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만기일을 별 탈 없이 넘어섰지만 향후 주식시장도 미국 시장에 따라 움직이는 ‘해바라기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옵션만기일을 넘기면서 프로그램 매도 물량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주는 등 수급상 개선 요인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미국 시장의 향배가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다.
최근 불안한 수급상황에다 옵션만기일이 겹치며 염려됐던 8일 국내 주식시장은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3425억원 규모 출회됐지만 악재로서의 영향은 미미했다는 얘기다. 거래소시장은 5.12포인트(0.75%) 오른 684.49로 장을 마쳤다. 상대적으로 옵션만기 영향이 미미한 코스닥시장은 1.13포인트(2.04%) 상승한 56.47로 마감, 상승폭이 더욱 컸다.
일단 증시 전문가들은 만기일 이후 단기 시장 전망만을 놓고 볼 때 반등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김대중 SK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시장의 불안은 펀더멘털보다는 수급상의 문제였다”며 “옵션만기가 지나면서 프로그램 매도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질 수 있고 미국 시장도 빠르게 안정되고 있어 어느 정도 증시 수급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전망도 미국 시장 안정을 가정한 상태에서 나온 것으로 미국 시장이 재차 급등락한다면 국내 증시 역시 이에 따르는 동조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이다. 경계선을 넘은 미국 시장의 불안과 경기둔화 전망은 한국 시장의 상대적 우위 논리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성호 교보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옵션만기를 넘겼지만 최근 시장의 관심이 외국인의 매도 여부 등에 맞춰졌던 만큼 향후 국내 증시의 결정적 변수는 역시 미국 동향일 수밖에 없다”며 “단기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그 폭이나 성격 등은 철저히 미국 동향에 연동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옵션만기후 주목해야할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는 오는 13일 열리는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미 금리인하 여부가 꼽히고 있다. 김성노 동부증권 팀장은 “국내 시장의 수급 개선을 위해서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필요하며 이는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한다면 가능할 수 있다”며 “과거 미국의 금리인하가 단행되는 시점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장이 국내 증시였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 마감통계(15일)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주요기업들은 개별 IR를 통해 실적을 알려왔고 이에 대한 영향은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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