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컴퓨터가 반도체 칩 공급처를 변경, 인텔로 할 것이다. 그리고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휴렛패커드(HP)가 EMC를 인수할 것이다.” 저명한 IT 애널리스트인 앤드루 네프가 이같은 PC시장 전망 보고서를 내놓아 미국 하이테크업체들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하이테크업체들이 네프 보고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그가 2001년 1월에 HP와 컴팩의 합병을 예언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네프의 전망에 대해 모두가 “전혀 현실성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지만 정확히 그로부터 8개월후에 네프의 예언은 현실로 나타나 하이테크업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또 네프는 HP-컴팩 합병뿐 아니라 세계 최대 데이터스토리지업체인 EMC와 델컴퓨터의 제휴도 전망했는데, 이도 얼마후 현실화돼서 다시 한번 관련자들에게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네프는 50쪽에 달하는 이번 보고서에서 “혹독한 경기 침체로 미국 IT시장이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고 전제하며 “IBM과 모토로라가 만든 파워PC 칩을 사용하고 있는 애플이 성능 향상과 보다 많은 고객 확보 차원에서 인텔의 칩을 사용할 가능성이 앞으로 2∼4년간 80%쯤 된다”고 내다봤다. 또 그는 “IBM과 대항하기 위해 델컴퓨터, 선마이크로시스템스, EMC 등의 3개사들이 보다 관계를 긴밀히 할 것인데 이는 결국 HP를 자극, HP가 EMC를 인수하게 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네프는 델에 대해 “저가 PC를 무기로 PC시장에서는 왕으로 남겠지만 하이엔드 서버와 스토리지 제품 사업에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충고하며 “델의 경쟁자는 HP·IBM 같은 하드웨어 업체들이 아니라 윈텔(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며 이는 윈텔 진영간 협력 강화로 델이 결국 이들의 경쟁 솔루션인 리눅스와 AMD쪽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해 눈길을 모았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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