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철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날 취임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국민의 편익’과 ‘시장원리’다. 사업자간 이해갈등이 상충되게 마련인 정보통신 정책을 수립할 때 이 두가지 원칙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보통신 정책은 소비자 위주로 도출되고 사업자간 경쟁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통신요금의 인하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러한 정책기조가 사업자의 유효경쟁을 북돋우고 소비자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나 자칫 투자축소와 이에 따른 경기위축 등의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이 장관이 “우리 통신사업은 발전성이 있어 앞으로도 계속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다양한 투자유인책을 마련중이라고 밝힌 것도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됐다.
◇통신3강 정책 궤도수정=이 장관은 ‘통신시장 3강구도 정책’의 지속성 여부에 대해 “이를 억지로 맞추는 게 최선이 아니며 국민과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적정한 가격에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3강구도 자체를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단서를 달기는 했으나 이 장관의 발언은 사실상 3강구도 자체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사로 받아들여졌다. 3강구도 정책을 펴야 유효경쟁이 이뤄지는 게 아니라 유효경쟁 정책을 펴야 3강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게 이 장관의 판단이다.
어쨌든 이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후발사업자들은 자못 긴장했다. 그간 알게 모르게 후발사업자에게 힘이 됐던 비대칭규제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통부 고위 관계자는 “정책 자체가 달라진다기보다 후발사업자들이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의미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금인하와 투자축소 우려=이 장관은 “(사업자들이) 요금을 높여 이익을 많이 내는 데 뭔가 액션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다만 국민이익과 산업발전을 놓고 깊이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는 했으나 대선 등 정치적 요소를 감안하면 하반기중 통신요금이 줄줄이 인하될 가능성이 커졌다. 비대칭규제 차원에서 줄곧 요금인하에 반대했던 정통부의 입장에 큰 변화가 생긴 셈이다.
통신사업자들은 “소비자가 원한다면 요금을 인하할 경우 투자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후발사업자들은 요금인하를 곤혹스러워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필요할 경우 요금을 인하하는 것은 당연하나 정치적인 이유로 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만일 요금인하가 단행될 경우 정치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부처간 갈등 문제=이 장관은 일각에서 일고 있는 정통부와 산업자원부와의 통합론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산자부와 정통부의 역할은 전혀 다르며 약간의 중복영역의 경우 조정하면 될 것”이라며 통합론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 장관은 정통부의 역할확대를 주장했다. 이 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전자정부 관련한 부처 중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부처에서 수행하는 업무를 통합하는 프로젝트매니저(PM)를 대통령 직속으로 두는 게 필요하다”고 건의했다고 소개했다. 전임 장관의 다른 부처 흡수통합론에 비해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IT분야의 ‘이니셔티브’를 계속 쥐고 가겠다는 정통부의 의지는 더욱 분명해졌다. 이에 다른 부처의 반박도 거세질 전망이다. 정권 말기와 맞물려 정통부와 다른 부처간의 IT주도권 다툼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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