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통신비용 절감을 위해 계열 별정사업자의 기능을 강화하고 인터넷전화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어 인터넷전화 시장구도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삼성, SK, LG그룹이 각각 계열 별정사업자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이를 통해 인터넷전화를 확대 보급중인 가운데 롯데, 포스코, 한화, 대우그룹 등도 별정통신사업 관련 계열사를 신설하거나 전문업체와 제휴해 인터넷전화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계열 별정사업자를 두거나 인터넷전화를 도입할 경우 통신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나아가 인터넷전화사업을 수종사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전화통화량을 일괄적으로 통신사업자에 넘기는 별정2호사업을 도입하면 월 5억원 정도의 그룹내 통신비용을 20∼30% 가량 절감하며 직접 인터넷전화까지 도입하면 40∼50%까지 절감할 수 있다”며 “비용절감만이 아니라 향후 유망한 사업기회로 판단돼 별정사업을 직접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룹 계열이거나 제휴한 별정사업자의 시장내 입지가 커질 것으로 보이며 대기업 계열사는 서비스를, 전문 별정사업자는 기술을 제공하는 형태로 새로운 역할분담도 예상되고 있다.
롯데알미늄 전자사업부(이하 롯데전자·대표 박종규)는 인터넷전화 전문업체인 애니유저넷의 장비와 기술을 이용해 롯데 계열사에 구축된 음성전화망을 인터넷전화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롯데상사에 시범서비스를 운영중인 이 회사는 나머지 30여개 계열사에도 인터넷전화망을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별정사업 등록을 거쳐 외부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데이타(대표 김광호)는 서울, 광양, 포항 등지에 있는 관계사에 대한 음성서비스를 자체 인터넷망(포스타운)으로 통합하기 위해 인터넷전화 전문업체와 MOU 체결을 준비중이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SNC(대표 이청남)와 한화정보(대표 이순종)는 각기 별정 2호, 1호로 나뉜 사업부문을 하나로 통합하는 한편 별정3호로 신규 등록해 그룹내 통신망 관리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인터넷전화 장비를 아웃소싱해 그룹내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대우와 쌍용그룹도 각각 대우인터내셔널(대표 이태용)과 대우정보시스템(대표 박경철), 쌍용정보통신(대표 염정태)을 통해 별정사업 등록과 인터넷전화 도입을 목표로 벤처기업과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계열 별정사업자들을 둔 대기업들은 인터넷전화 도입에 적극적이다.
LG는 LGMRO(대표 이견)가 그룹내 인터넷전화 도입에 집중하도록 국제전화, 선불카드 사업부문을 계열사인 데이콤(대표 박운서)에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은 삼성네트웍스(대표 박양규)를 통해 계열사 일부 사업장에서 인터넷전화 시범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그룹내 확산을 위해 막바지 품질 점검중이다. SK도 SK텔링크(대표 김정수)를 통해 네트워크 통합을 포함한 그룹내 인터넷전화 도입을 검토중이다.
인터넷전화업계 관계자들은 “대기업이 처음엔 비용절감 차원에서 시작했으나 안정적인 자체 수요를 기반으로 경험을 쌓으면 외부로 영역을 넓히려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대기업계별 별정통신사업 등록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