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에 앞서
이번 실험에 참가한 베어본 PC들은 일반 PC와는 다른 잣대로 테스트해야 한다. PC라면 번들의 중요성이나 디자인, 제품의 완성도에 중점을 두어 평가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베어본 PC의 경우 조립이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반제품이다. 따라서 PC와 조립PC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이를 두루 살펴야 한다.
여기에 기본이 되는 주기판의 경우, 성능보다는 확장성과 안정성도 살펴야 한다. 열과 소음 역시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조립
먼저 ST컴 블랙스타의 경우 비교적 넉넉한 크기라는 점이 편하다. 다만 전원공급장치가 전체를 가로막고 있어 이를 제거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메모리를 꽂을 때다. 메모리와 FDD가 충돌해서 첫번째 슬롯이 아닌 두번째, 세번째 슬롯에는 메모리를 꽂기가 사실상 어렵다. 이런 문제는 주기판와 케이스를 처음부터 같이 설계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사실 이 제품은 베어본이라기보다는 미니PC에 가깝다.
전원공급장치의 문제는 계속 이어지는데 전원공급장치와 쿨러가 거의 맞닿는다. 베어본 PC에서 굳이 전용쿨러를 넣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데, 안쪽 공기 흐름에도 매우 좋지 않는 구조다.
마지막으로 커넥터 위치가 HDD를 끼우는 가이드 안쪽이라 조립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조립에 익숙한 경우라도 헷갈리기 십상이다. 몇번 하드디스크 가이드를 뽑아내고 다시 조립해야 한다. HDD 역시 세워진 형태로 작동하는 것도 불만 사항이다. 조립을 완료한 모습 역시 케이블 처리가 쉽지 않을 정도로 복잡해진다.
MSD 스페이스워커는 크기가 작지만 조립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다만 알루미늄 케이스는 특히 아귀가 잘 맞아야 하는데 조금 틀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조립을 마친 내부 배선상태 역시 매우 깨끗하다고는 보기 어렵다.
알루미늄 케이스인만큼 완벽한 마감처리가 필수적인데 일부에서는 조금 부족한 듯한 모습을 보이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CD롬드라이브 베이가 대표적인데 워낙 정밀하게 만들어진 탓에 집어넣으면 흠집이 생길 정도로 뻑뻑하다.
가장 큰 문제는 구조상 쿨러 바로 위로 각종 케이블이 지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는 아무래도 안정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CPU클록이 높아질수록 열이 많이 생긴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HDD만 따로 가이더 형태로 장착할 뿐 예상보다 조립은 쉬운 편이다.
에이오픈 A150은 크기는 작지만 조립은 쉬운 편이다. 아귀가 잘 맞게 설계돼 있으며 HDD나 CD롬드라이브를 끼우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전용 쿨러 역시 고리식으로 끼우게 돼 있어 제법 편하다. 조립 자체만 놓고 본다면 크게 흠잡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나치게 얇다는 것이 문제다. 이 제품의 가장 큰 문제는 그래픽포트에 있다. 대부분 베어본 PC의 경우 그래픽 기능까지 갖춘 경우가 많지만 이 제품은 845보드를 고집하고 있다. 따라서 따로 그래픽카드를 달아야 하는데 일반 그래픽카드는 들어가지 않는다. 설사 규격에 맞는 얇은 그래픽카드를 꽂는다고 하더라도 이번에는 AGP슬롯 근처에 있는 사운드단자와 커넥터가 충돌한다. HDD가 뒤집혀서 끼워지는 것도 문제다.
에버넷 마이크로 제품은 조립하기는 매우 편하게 돼있다. 대부분 손으로 돌리는 드라이버를 쓰고 있다. 다만 알루미늄 케이스인 탓에 일부 부분은 조금 약하다는 느낌을 준다. 앞쪽 커버 쪽이 특히 그렇다.
크기가 작지만 전체적으로 조립은 쉬운 편이다. 전체적인 모습은 MSD 제품과 매우 비슷하지만 한결 쉽게 조립하도록 돼있는 점이 다른 점이다. 기본으로 라운드형 데이터 케이블과 깔끔한 선 정리로 조립하고 난 다음 상태 역시 깔끔한 편이다. 함께 들어있는 전용쿨러를 사용해도 되지만, 펜티엄4 쿨러 역시 문제없이 쓸 수 있을 정도다.
조립이 편하기는 에이오픈 제품이 가장 좋았으며, 에버넷 마이크로, MSD, ST컴 제품이 뒤를 이었다.
▲소음과 발열
온도는 접촉식 온도계를 이용해서 배기구의 온도를 체크했다. 소음의 경우 전체적인 크기도 문제지만 특정 소음이 더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소음의 경우 소음계로 총량을 측정하지 않고 실험자들의 판단을 기준으로 소음의 크기를 설명했다.
온도의 경우 실험에 참가한 모든 제품들이 큰 문제는 없었다. 열을 많이 일으키는 전원공급장치들이 작은 크기인데다 나름대로 열 문제에 많은 신경을 쓴 덕분이다. 모든 제품들이 따로 쿨러를 달았다는 것은 이를 잘 증명하는 셈이다.
반면 소음은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쿨러와 전원공급장치의 간격이 지나치게 좁아 걱정했던 ST컴 제품의 경우 오히려 별다른 소음문제를 찾기 어려웠다.
반면 에이오픈 제품과 스페이스워커 제품 모두 소음에는 낙제점이다. 전용쿨러에서 나는 소음과 전원공급장치, 그리고 따로 설치한 쿨러 모두에서 예상보다 상당히 심한 소음이 있었다.
에버넷 마이크로 제품의 경우 팬을 두개나 따로 달아 내심 불안했지만 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다만 CPU쿨러는 상당히 소음이 심한 편이다. 펜티엄4용 쿨러는 인텔 전용 제품말고는 한결같이 소음과 진동이 심한 편인데 이 제품 역시 이런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듯 싶다.
참고로 실험을 할 때 ‘번 인 테스트(burn in test)’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안정성을 실험했다. 이 프로그램은 컴퓨터의 거의 모든 기능에 100% 부하를 주면서 안정성을 확인하는 프로그램이다. 안타깝게도 모든 베어본 PC가 이 실험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물론 주기판의 상당수도 이 실험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아쉬움은 남는 대목이다.
▲확장성
ST컴 제품의 경우 일반 주기판에 네트워크 기능만을 더한 모습이다. 특별한 장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MSD 제품의 경우 화려한 사양이 돋보인다. 일단 앞쪽에 USB단자와 사운드단자, IEEE1394까지 갖추고 있어 대별된다. 여기에 뒷면을 살펴보면 5.1채널 사운드 단자와 함께 네트워크, IEEE1394, 심지어 TV아웃까지 갖추고 있다. 기본으로 쓰인 그래픽코어 역시 DVD가속기능을 갖추고 있어 이른바 멀티미디어형 베어본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에이오픈 제품의 경우 앞쪽에 USB단자와 사운드단자가 있어 편하다. 여기에 뚜껑도 달려있어 먼지 걱정도 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뒷면은 기본 기능에 네트워크 기능이 더해진 정도다. 확장성에서는 가장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제품이다. 앞쪽과 뒤쪽 모두 확장성이 뛰어나다. 다만 앞쪽의 경우 게임포트는 생략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나 싶다. 특별한 쓰임새가 없기 때문이다. 뒤쪽의 경우 USB 2.0포트를 기본으로 갖춘 점이 무엇보다 눈에 띄는 장점이다. 여기에 TV아웃 역시 S비디오단자까지 갖추고 있다. 확장성만 따진다면 MSD 제품과 에버넷 마이크로가 한참 앞선다. 그 다음이 HCL, ST컴 순서다.
▲CPU & 메모리 성능(산드라 2002)
산드라 2002를 이용해서 CPU 연산과 멀티미디어 성능을 알아보았다. 조립을 하는데 쓰인 부품들은 다음과 같다.
CPU 펜티엄4 2.4㎓ (FSB 400㎒)
메모리 SD램 PC133 삼성 256MB
DDR SD램 DDR333 킹맥스 256MB
그래픽카드 지포스2 MX200
HDD 시게이트 바라쿠다 ATA-4 (40Gb/7200vpm)
DVD롬드라이브 삼성 16배속
MSD 제품과 에버넷 마이크로 제품의 경우 DDR 메모리를 쓰고 내장형 그래픽을 이용했다. 드라이버와 각종 패치는 홈페이지에 올라있는 최신 버전을 사용했다. DDR 메모리를 쓸 수 있는 MSD와 에버넷 마이크로 제품의 강세가 이어진다. 특히 MSD 제품의 경우 유일하게 DDR333까지 쓸 수 있다는 것은 전체적인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CPU를 이용하는 성능은 엇비슷하지만 메모리에서는 거의 3배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물론 메모리 대역폭 차이가 그대로 성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뛰어난 사양을 갖추고 있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3D 그래픽 성능(3D마크 2001SE)
내장형 그래픽 가운데도 분명 우열이 갈라진다. 비아보다는 SiS의 그래픽코어 성능이 한결 낫다. 하지만 에버넷 마이크로 제품의 경우 내장형 그래픽코어를 쓰거나 따로 그래픽카드를 쓸 수도 있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전체적으로 어지간한 3D게임은 크게 무리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정도다.
▲전체 성능 실험(퀘이크III 아레나)
어떤 시스템이 더 빠를지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으로 1280×1024, 32비트 색심도에서도 모두 30프레임 이상을 보인다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SiS650칩세트를 이용한 MSD 제품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메모리와 그래픽 사양을 바탕으로 좋은 성능을 보인다. 845보드를 이용한 ST컴 블랙스타와 HCL의 에이오픈 제품은 엇비슷한 성능을 보인다. 주기판 성능에서 조금 앞서는 ST컴 블랙스타가 약간 앞선다.
에버넷 마이크로의 경우 DDR 메모리를 쓰는 것은 좋지만 자체의 성능이 조금 뒤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전체적인 성능은 SiS650보드에 조금 뒤진다.
▲전체 성능 실험 Part 2(PC마크 2002)
3D마크 2001을 만든 매드오니언닷컴에서 선보인 제품이다. CPU성능, 메모리 성능, 하드디스크 성능을 하나의 지수로 만들어 표현한다. 전체적으로 DDR메모리를 쓰는 제품들이 SD램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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