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나 DNA칩·세포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시판을 앞둔 바이오벤처기업들이 병원 대상의 마케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진단키트나 DNA칩을 구매할 병원과 의사들이 바이오제품에 대한 신뢰가 부족할 뿐 아니라 대형제약업체들의 로비에 익숙해 임상실험이나 간단한 홍보도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막대한 연구자금을 들여 어렵게 상품화에 성공한 바이오벤처기업들이 병원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
진단키트를 개발한 모 회사의 사장은 “의사나 병원은 새로운 바이오제품을 사용해 진료하기를 꺼린다”며 “새 제품에 대한 의료보험수가 적용문제와 기존 제약기업과의 관계로 바이오벤처가 들어갈 틈이 없다”고 말했다.
세포치료제 회사의 마케팅담당자는 “의사들이 제약기업들의 엄청난 물량 로비에 익숙해 로비를 하지 못하는 바이오벤처의 제품에는 관심이 없다”며 “제약기업들의 관행이 철폐되지 않는 한 바이오벤처기업이 직접 영업해 시장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바이오벤처 독자적으로 병원에 판매할 방법은 거의 없다”며 “관련 학회의 후원 등 간접적인 방법을 이용해 의사들에게 제품 노출 빈도를 높이는 방법이 고작”이라고 덧붙였다.
의사들이 바이오벤처제품에 무관심한 것은 새로운 방법을 이용한 환자 진료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물론 신제품들이 진료의 기계화를 추진해 임상의사의 자리를 위협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대 의대 약리학 교실의 한 관계자는 “DNA칩을 이용한 암진단 등 첨단 바이오기술을 이용한 진료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암 유무를 확신할 수 없는 칩을 환자 진단에 사용하는 것은 환자의 진료비만 증가시킬 뿐”이라며 “아직 바이오제품이 병의원에서 사용되기에 가격이 높고 데이터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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