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서버·스토리지 시장>숨죽였던 재해복구 시장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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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라 재해복구(DR) 바람아.’

 당초 20% 이상의 성장을 예상했던 것에는 못미치지만 침체돼 있는 국내 IT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분야는 단연 스토리지다. 지난해 미국 9·11 테러 이후 재해복구 환경구축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최고에 달한데다가 금융감독원이 재해복구에 대한 권고안을 발표한 것도 시장 성장의 인위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IDC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우리나라 디스크 스토리지 시장의 매출규모는 1억6367만달러로 지난 4분기 대비 0.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규모가 줄어든 조금 줄어든 이유는 공급량 자체의 감소보다는 업체들의 과다한 경쟁으로 가격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사결과 금융·보험업종이 30%를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국내 스토리지 시장을 견인하고 있으며 제조업종의 수요는 전년대비 4%로 감소한 20%에 그쳐 스토리지 시장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부문에서의 수요감소는 국내 스토리지 성장의 발목을 잡는 주요 이유로 꼽혔다. 한국IDC측은 “대미 수출 의존율이 높은 우리의 경제구조상 9·11 테러 이전 상태로 호전되지 않는 미국의 경기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제조업 부문을 위축시켰다”며 “9·11 테러는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 호재인 동시에 악재로도 작용한 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이같은 상황이 크게 호전될 것이란 기대다. 우선 금융권에 머물렀던 재해복구 시장이 제조와 공공영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별로 볼 때 여전히 금융권이 합병에 따른 신규 수요증가와 함께 DR 수요증가의 영향으로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하반기 ‘디지털 아카이빙’ 프로젝트가 대거 진행돼 미디어 부문의 스토리지 수요 폭발도 예상된다.

 하반기 주목받는 스토리지 시장의 또 다른 이슈는 NAS다. 그동안 NAS는 시장흐름을 주도할 대세로 인정되면서도 실제 수요발생은 시기상조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분기 한국IDC의 스토리지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DAS·SAN·NAS의 비율은 각각 55%·29%·15%로 나타나 DAS의 판매비율이 감소되는 것에 비해 SAN과 NAS의 판매비율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NAS의 판매성장률에 대해 한국IDC측은 SAN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품가격이 저렴하고 설치가 용이해 전반적인 경기하락에 따른 고객의 IT비용 축소에 맞아떨어진 것 때문으로 해석했다.

 국내 NAS 시장에서는 특히 국산 업체들이 대거 포진해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NAS 시장이 수요보다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외산 장비가 독식하고 있는 국내 IT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자리잡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넷컴스토리지·엑사큐브시스템·디스크뱅크·사이먼·글루시스·맑은기술·오픈베이스 등 많은 업체들이 NAS 관련장비 및 소프트웨어 분야의 제품을 직접 개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가격경쟁력을 확보, 내수보다는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NAS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는 관계자들은 “스토리지 관련 업체들이 차세대 스토리지 혹은 연관 프로덕트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중심에 있는 것 중의 하나가 DAFS(Direct Access File System)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스토리지 입출력(I/O)이 시작부터 끝까지 수행되는 단계를 11∼14단계인 것을 3∼5단계로 줄이려는 노력인데, DAFS 협력자로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와 오라클·IBM·HP 등 유수의 87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어 결국 NAS에 대한 시장성을 반영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DAFS 개발이 완성되면 DB뿐만 아니라 대용량 데이터 운영에 DAFS를 적용시키고 이러한 적용이 고객의 만족을 높일 것이란 분석이다.

 

◆서버업체들 추격전 매섭다

 우리도 스토리지 기업이다. 한국IBM·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한국HP 등 서버업체들이 스토리지 사업을 강화해 스토리지 전문업체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스토리지 시장의 성장에 맞춰 사업을 벌여온 이들 서버 공급업체는 국내시장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한국EMC를 바짝 뒤쫓고 있다.

 특히 컴팩과 합병한 한국HP는 그간의 부진을 씻고 한국EMC와 격차를 5% 내외로 좁히며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서버 사업자들의 강점은 서버영업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올린다는 점이며 특히 기업의 자원을 최적화하는 컨설팅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한국IBM 스토리지사업본부(대표 강석균 실장)는 재해복구 솔루션과 중소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미드레인지급 디스크 및 NAS 솔루션, 대형 고객 수주를 위한 ‘샤크’ 등을 주력 제품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IBM은 상반기 스토리지 시장의 주요 화두였던 재해복구 솔루션이 하반기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금융권뿐 아니라 공공·통신·닷컴기업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IBM의 주력시장은 ‘디스크 스토리지’ 영역으로 상반기 샤크를 통한 대형 사이트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지속적인 제품의 성능강화로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달성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대용량 스토리지에 대한 신규고객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며 NAS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교육·의료·CRM 솔루션 분야의 다양한 ISV들과 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최근 패스트(FAStT) 출시를 통해 중형급 디스크 시장에 출사표를 내기도 했다. 패스트700은 저렴한 비용과 뛰어난 확장성을 지닌 중형급 디스크 스토리지 제품으로 IBM e서버 x시리즈를 비롯, 각종 인텔기반 서버를 지원하며 2 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특히 한국IBM은 하반기중 디스크·테이프·NAS 솔루션 등 신제품 발표 및 기존 제품의 기능 업그레이드를 대거 진행할 예정이다. 19일 새로운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서버 ‘ESS800(코드명 실버팁)’을 발표할 예정이다.

 스토리지 시장의 화두로 모아지고 있는 재해복구 솔루션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백업 및 재해복구 솔루션 지원인력을 대폭 강화했다. 스토리지 네트워킹(SAN/NAS) 기능을 제공하고 TCO(Total Cost of Ownership)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중형급 디스크 스토리지 솔루션과 재해복구 솔루션을 중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국HP는 조직통합에 따라 제품군 조정과 채널정비, 기술 아키텍처 통합 등을 스토리지 전략의 핵심 사안으로 꼽고 있다.

 한국HP의 단기적인 스토리지 전략은 브랜드와 기술은 컴팩으로 하되 완벽한 제품 전까지 HP 기술을 옵션별로 채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선 이달 중순부터 호주와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지역 채널 및 고객사를 대상으로 ‘ENSA@웍스(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스토리지 아키텍처@웍스)’를 개최해 스토리지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ENSA는 구 컴팩의 스토리지 아키텍처로 ‘가상화’가 핵심이다. 이는 다시 말해 하반기부터 향후 한국HP 스토리지 전략의 핵심에 가상화 전략이 전면 부상됨을 의미한다.

 한국HP는 하이엔드 제품의 경우 구 HP의 XP 시리즈와 구 컴팩의 EVA 시리지를 함께 가져간다는 전략에 따라 당분간 대기업 시장은 두 제품을 동시에 공급할 계획이다. 미드레인지급은 구 HP의 VA시리즈와 컴팩의 EVA를 함께 가져가되 향후 1년∼1년 반 이내 EVA로 통합한다는 전략이다. 하이엔드 제품인 EVA를 미드레인지 제품에도 적용하는 것은 가상화 기술을 한국HP의 스토리지 핵심 전략으로 삼기 위한 것이다.

 한국HP는 이 제품이 지난해 하반기 출시돼 아직까지 시장에서 적극 홍보되지 않은 만큼 하반기에 고객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중이다. IA서버 위주의 로엔드급은 컴팩의 MSA가 적용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에서 가상화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제품이 적고 고객사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해 당분간 XP 제품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솔루션 및 컨설팅 서비스가 통합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이미 구 한국HP에서 가동하고 있는 ‘에너자이저 프로젝트’에 따라 비즈니스 크리티컬서비스나 비즈니스 연속성 측면에서 컨설팅, 서버통합 등에 대한 마케팅을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 또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재해복구 시장의 공략도 ‘비즈니스 연속성’ 측면에 초점을 맞춰 시장을 견인할 계획이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스토리지 분야의 토털 솔루션 제공과 하이엔드 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 마련 등을 하반기 마케팅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우선 수준있는 솔루션과 컨설팅, 서비스를 결합해 고객들로 하여금 한국썬을 스토리지 분야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로 각인시킬 계획이며 이러한 서비스 및 솔루션을 고객환경에 대해 맞춤 서비스의 형태로 지원할 계획이다.

 두번째로 썬 플랫폼을 바탕으로 ‘썬 스토에지 9900 시리즈’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자체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에 대한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요 고객에 대한 적극적이고 공격적 영업과 더불어 전문 협력업체와의 공조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한국썬 내부 컨설팅 조직의 100% 활용을 통해 소프트웨어 솔루션에 대한 입지를 강화할 것이다.

 하이엔드 시장과 더불어 저가의 고성능 스토리지 서브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워크그룹 스토리지 사업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가격 및 할인정책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 분야 역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동시에 공급하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이밖에 한국썬이 미진했던 테이프 백업 관련 사업이나 재해복구시장 대응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국썬은 무엇보다 소프트웨어의 차별화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자동 파일 관리 및 인텔리전트 복구·아카이브 솔루션인 ‘썬 스토에지 유틸라이제이션 스위트’를 비롯해 고속 인텔리전트 파일관리 솔루션으로 다수의 사용자가 성능저하나 병목없이 원활하게 동일한 파일에 접속할 수 있도록 실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썬 스토에지 퍼포먼스 스위트’,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자원의 중앙관리는 물론 리포팅 및 분석기능을 수행하는 ‘썬 스토에지 리소스 매니지먼트 스위트’ 등을 내세우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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