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D벤처기업 부상 배경·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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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업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삼성·LG 등 대기업들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평판디스플레이(FPD)시장에 벤처기업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FPD 저변확대와 함께 시장경쟁 구도가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FPD는 고급 전문인력과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이 소요되는 하이테크 분야다. 특히 양산을 위한 설비투자 비용만도 수천∼수조원에 이르는 대표적인 대기업형 장치산업으로 분류된다. 자연히 ‘FPD=대기업’이란 등식이 성립됐던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LCD에 이어 최근 PDP와 OELD 등 FPD시장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묵묵히 ‘때’를 기다려온 벤처기업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FPD시장에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며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떠오르는 황금시장=FPD 벤처기업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FPD의 무한한 시장성과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얇고 가벼운데다 선명한 화질을 자랑하는 FPD는 CRT 등 기존 디스플레이에 비해 탁월한 강점을 바탕으로 향후 최소한 10년간은 고성장이 예약된 상태다.

 세계적인 권위의 FPD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가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향후 2006년까지 TFT LCD와 PDP는 각각 16%와 50%대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OELD의 경우 무려 연평균 117%의 고성장세가 예상된다.

 시장에서도 FPD는 이미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TFT LCD의 경우 노트북 시장을 완전 석권한 데 이어 모니터, 휴대폰, PDA, TV 등 전방위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PDP 역시 고품질과 가격인하에 힘입어 기존 프로젝션TV시장을 잠식하며 도약기로 진입하고 있으며 OELD도 휴대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언제 어디서든 시공을 초월한 멀티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보다 가볍고 얇은 FPD 응용시장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같은 시장성과 성장성이 ‘벤처신화’를 꿈꾸는 젊은 벤처인의 참여를 자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코리아 프리미엄=FPD벤처들이 뜨고 있는 또하나의 이유는 연구개발·글로벌마케팅 등 시장진입에 있어 디스플레이 강국, 한국의 벤처라는 이미지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강국의 기업이란 이유만으로 FPD 시장진입의 프리미엄을 받는다는 얘기다.

 한국은 실제로 현재 CRT부문에서 LG필립스디스플레이·삼성SDI·오리온전기 등이 세계시장의 50%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는 등 부동의 1위국이다. FPD의 실세인 TFT LCD 역시 LG필립스LCD·삼성전자·하이디스 등 3사가 40%를 안팎의 세계시장 점유율로 대만과 일본을 압도하고 있다.

 이같은 디스플레이강국 이미지는 결국 FPD 벤처기업들의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매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규모 R&D 및 양산라인 구축에 필요한 외자유치가 보다 용이하며 △해외 합작투자 △마케팅협력 △기술도입 및 제휴 등 해외 비즈니스에서 한수 접고 들어가기 때문이다. OELD 상용화를 추진중인 네스디스플레이가 지난해 홍콩 소재 세계적인 투자전문기관인 칼라일그룹의 테크놀로지벤처펀드아시아 등에서 1500만달러를 유치한 것이나 엘리아테크가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중국에 OELD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중인 것도 어느 정도는 이같은 디스플레이강국 프리미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인프라=디스플레이는 일견 하나의 세트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부품에 불과하지만 세트와의 기술적인 연관성이 가장 높은 핵심부품으로 분류된다. 특히 FPD의 경우 관련 세트의 품질과 성능을 좌우하며 기술개발의 트렌드를 리드할 정도로 중요하다. 따라서 FPD산업은 전후방산업과 균형적인 발전이 필요충분조건으로 간주된다. 이런 점에서 일단 국내 FPD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우리나라가 FPD의 주 응용시장인 중대형 영상기기를 비롯해 소형 이동통신단말기에 이르는 전방산업에서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FPD벤처의 출현에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이미 산자부는 반도체에 이어 FPD를 차세대 주력업종으로 선정, 대대적인 정책적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최근엔 과기부가 ‘21세기 프런티어 국책사업 과제’로 FPD를 포함하는 정보디스플레이를 9대 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로써 향후 10년간 FPD분야에 대규모 자본이 각종 FPD 요소기술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돈과 사람이 점차 FPD벤처로 몰리고 있는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벤처캐피털 등 벤처자금이 이머징마켓인 FPD 관련 벤처를 주목하고 있으며 고급 인력들이 반도체에 이어 차세대 유망산업인 FPD로 속속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돈이 되는 곳에 각종 리소스가 몰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며 “여러가지 전후사정을 볼 때 반도체에 이어 FPD 관련 분야에서도 앞으로 많은 벤처신화가 창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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