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내년 과학기술계 예산이 이공계 기피현상 대책 마련에 몰리면서 정부 출연연구기관의 출연금 지원액이 대폭 삭감될 전망이다.
7일 정부 부처 및 출연기관에 따르면 정부가 내년도 과학기술에 투자하는 전체 예산을 증액할 방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실제 각 출연연이 받을 연구지원 예산인 정부 출연금은 15∼20% 삭감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가 사회적으로 심각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과학기술계 예산을 이 분야에 우선배정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출연연들은 상대적으로 내년 예산 규모가 줄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출연연들은 이에 대해 뾰족한 대안이 없는 데다 자체적으로 예산을 마련할 길 또한 막막해 기획예산처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정부 출연금으로 지원되는 연구원 예산의 70% 정도를 정보화촉진기금에서 지원받아왔으나 내년에는 기금지원 예산이 2000억원 가량 줄어 일부 사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신규사업의 경우 정보통신부가 예년의 75% 수준으로 예산기준을 정해 1차 사업 심의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져 15% 정도의 신규신청 예산삭감이 예상된다.
올해보다 예산 규모를 84% 정도 늘려 460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신청한 한국기계연구원은 올해 배정받은 정부 출연금 254억원보다 약간 많거나 평년 수준은 될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예년에 비해 부처마다 1차 심의 예산삭감폭을 높게 잡고 있는 것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도 2, 3차 심의 등을 거치며 최소한 평년 수준으로는 받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최근 출연금 예산이 20% 정도 깎여 심의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
이밖에 한국과학재단은 과학기술진흥기금으로 운영하던 과학영재교육센터 지원사업 등 일부 사업을 출연금으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가 출연연들의 진행과제를 엄정히 평가한 뒤 결과가 좋지 않으면 과감하게 사업을 중단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출연연 연구원들은 긴장하고 있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매년 예산을 1차 심의한 뒤 기관의 요구나 문제점이 대두되면 추가로 예산을 배정해왔기 때문에 내년에도 평년 수준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예측이 빗나갈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각종 기금이 예산처로 통합되면서 심의 등이 까다로워져 예산 따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현재 내년 예산 분배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이라며 “구체적인 입장 정리는 오는 9월이 돼봐야 알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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