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초 주식시장에 ‘하이닉스 태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6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상승세 속에 5일 44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6일 20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120.0%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차등 감자설과 독자 생존론이라는 재료가 하이닉스 반등의 초기 재료였다면 D램 가격의 뚜렷한 반등세와 반도체주 상승 분위기가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전날 10억주가 넘는 거래량과 전자장외증권(ECN)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기록했던 하이닉스는 5일 장초반 약세를 극복하고 다시 상한가에 올라 단순 반등 이상의 움직임을 나타냈다.
우선 주가에 걸림돌이 됐던 마이크론에의 매각은 마이크론의 실적부진과 주가폭락으로 인해 더 이상 가능성이 없다. 마이크론과의 주식 맞교환 형태의 매각방식은 마이크론에 대한 가치하락으로 성사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분석이다. 매각 가능성이 낮아진 데다 올해 연이은 선거와 정부의 의지 등으로 최악의 경우를 맞을 가능성도 낮다면 이제 잃을 게 없는 하이닉스로서는 더 이상 악재가 없다는 쪽으로의 인식 전환이 가능하다. 또 최근 새로운 임원진의 선임으로 새로운 활로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지난달초 주식으로 전환됐던 42억2800만주의 채권단 물량 가운데 매도 가능물량 7억2197만주는 이미 다 시장에 출회된 상태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여기에 7월초의 반도체 현물시장 분위기 호조로 하반기 반도체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하이닉스의 저가 매력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불확실성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안고 있다는 평가다. 채권단의 결정에 따라 감자를 포함한 회사의 경영 방향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다 뉴스에 민감한 큰 변동성은 투자자들에게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이전에도 하이닉스는 정부 관계자나 시장 관계자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격 제한폭을 오가는 큰 변동성을 나타내 왔다.
일단 증시 관계자들은 기업 내재가치를 감안한 하이닉스의 적정 주가를 산출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현재의 수익성과 52억주에 달하는 많은 주식수를 감안할 때 밸류에이션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수급상으로 볼 때 하이닉스채권단의 전환사채가 주당 708원에 주식으로 전환됐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6월초 700원 근방이던 하이닉스 주가가 채권단의 대량 매물 출회속에 큰 저항없이 떨어졌기 때문에 폭락 후 상승하는 데도 큰 매물 부담은 없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대급부로 700원대를 돌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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