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SK텔레콤 `해빙` 무드

 KT 민영화 과정에서 발생한 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의 불편한 관계가 호전될 기미를 보여 한동안 위축된 SK텔레콤의 활동이 다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서는 정통부가 SK텔레콤이 보유한 KT 지분에 대해 투자목적이라면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그동안 얼어붙었던 양측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KT 교환사채(EB)의 조기매각 등 화답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KT 지분매각 이후 SK텔레콤은 정통부의 행보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정통부에 신청한 각종 인가 요구가 특별한 이유없이 지체되기 일쑤였다. 정통부와 SK텔레콤은 공식적으로는 이런 사실을 부인하나 실무담당자들은 인허가 업무 지체는 KT 민영화 과정에서 발생한 양측의 불편한 관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은 SK텔레콤의 새로운 국번호 문제. SK텔레콤이 그동안 사용해온 2XX, 3XX, 7XX, 90XX 등 기존 국번이 포화됨에 따라 지난 상반기에 새로운 국번을 정통부에 신청했다. 새로운 국번 허가가 나지 않으면 내년도 SK텔레콤의 신규가입자 모집이 차질을 빚게 된다.

 또한 SK텔레콤이 출시 예정인 여성전용요금제도 보류돼왔다. 모든 요금상품을 허가받아야만 하는 SK텔레콤은 여성전용상품과 여성멤버십제도 등을 신청했으나 ‘판촉금액 상한제’ 등을 검토한다는 이유로 미뤄졌다. 정통부의 판촉비용 규제가 풀리면 여성요금제 등 각종 신규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양 장관이 3일 공개석상에서 “SK텔레콤이 경영권만 넘보지 않는다면 KT 주식 보유는 큰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제는 SK텔레콤이 뭔가 화답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현재로서는 SK텔레콤이 KT 교환사채(EB) 1.79%를 조기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등 다수 업체에 EB를 이르면 이번주 초에 처분, 정통부의 위신을 살려준다는 것이다.

 EB 매각이 성사되면 그동안 KT 민영화와 관련돼 SK텔레콤에 내려진 간접적인 제재들이 하나 둘씩 풀려나갈 전망이다.

 양 장관 발언을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SK텔레콤은 인가가 나지 않아 멈칫하던 구내무선전화서비스 준비에 다시 들어갔다. 이 회사는 구내무선전화서비스를 위해 지난달 29일 열린 이사회에서 WPABX 장비구입비용 1300억원을 통과시켰다.

 업계 한켠에서는 정통부가 SK텔레콤의 마케팅을 자유롭게 해주는 대신 정부가 추진하는 큰 규모의 사업에 대한 측면지원을 약속받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 이래저래 정통부와 SK텔레콤의 향후 행보가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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