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젯 디지털복합기, 가격경쟁 시작될까.’
이달 들어 한국HP가 자사 잉크젯 방식의 디지털복합기(이하 잉크젯 복합기) 2종의 가격을 전격적으로 인하하자 관련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들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유일한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가격인하 계획이 없는 상황이어서 한국HP의 이 같은 조치는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HP는 7월부터 잉크젯 복합기 ‘오피스젯 v40’과 ‘오피스젯 psc 750’ 모델의 가격을 각각 2만원, 5만원씩 인하한다고 7일 밝혔다.
용산 등에서 실제 구매 시 인하된 금액만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한국HP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v40의 경우 시장가격이 무너져 본사 차원의 가격조정이 불가피했으며 psc 750은 잉크젯 복합기 psc 950 모델의 품귀현상이 발생, 소비자 구매를 psc 750 모델로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예상외로 한국HP의 가격인하폭이 낮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대응책 검토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당초 잉크젯 프린터 경우처럼 저가경쟁이 촉발될 것을 우려했으나 한국HP의 가격인하폭이 낮아 심한 가격경쟁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한국HP의 psc 750 모델이 삼성전자 주력 잉크젯 복합기인 scx 1100과 경쟁제품이어서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P의 가격인하 소식을 듣고 대책회의에 들어갔다”며 “가격적인 대응과 프로모션을 통한 대응, 두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HP의 잉크젯 복합기 가격인하와 삼성전자의 대응은 한국엡손·롯데캐논 등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올 가을 잉크젯 복합기사업 진출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한국엡손과 롯데캐논은 신제품 가격 결정 시 선발 양사의 동향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양사 관계자는 “후발인 만큼 제품경쟁력은 물론 가격경쟁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최소한 선발사들보다는 낮은 가격에 시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엡손과 롯데캐논이 잉크젯 복합기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가격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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