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수출회복세가 주춤거리고 있다. 수출은 지난 4, 5월 연속 7∼8%의 증가세를 기록해 앞으로 본격적인 수출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6월에는 수출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0.5% 증가에 그쳐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반기 수출전선의 가장 큰 복병은 미국 경제의 회복속도에 대한 불확실성 등 외부적 요인이다.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에 개인소비와 산업생산이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인 데 힘입어 5.6%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잇따라 발생한 월드콤사의 분식회계사건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과 소비자 신뢰 저하 등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는 크게 둔화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또한 일본의 경우에는 플러스성장으로의 반전은 올해 안에 기대하기 힘들고, 유로지역도 유로화 출범으로 성장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증가세 반전 이상의 뚜렷한 회복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불투명한 해외시장 여건에서 우리의 수출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환율의 급격한 하락이다. 지난 4월 중순부터 환율이 급락, 2일 현재 달러당 1205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9% 정도 평가절상됐으며, 엔화 등 주요 경쟁국의 통화에 비해서도 더욱 크게 하락해 앞으로 우리 수출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의 환율하락은 절상폭도 매우 크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수출기업에는 더욱 당혹스러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수출업계가 하반기 수출확대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무역연구소가 1000개 주요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수출산업경기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번 3분기 수출산업경기지수(EBSI)가 144.5로 높게 나타났다. 우리 수출업계가 향후 수출회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기대감이 현실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하반기만 놓고 볼 때 두 자릿수 증가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19% 정도 감소한 것을 고려한다면 그리 만족스러운 성과는 아니다. 왜냐하면 하반기에 두 자릿수 수출신장률을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전체로는 지난해에 비해 7∼8% 증가한 1610억달러 안팎에 그쳐 2000년의 1723억달러에 크게 못미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월드컵으로 들뜬 최근의 분위기와 함께 막연하게 우리 수출의 앞날을 낙관하기보다 이제는 무역현장으로 돌아가야만 한다. 월드컵이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와 기업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로 수출과 연결되도록 업체 스스로 장단기 전략을 마련하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수출기업은 신제품 개발과 비가격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출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동시에 구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수출회복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몫도 적지않다. 월드컵이 단순한 스포츠 행사로 그치지 않도록 포스트 월드컵 대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대∼한민국’이 명품의 로고로 인식되도록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또 무역현장의 목소리에 좀더 귀기울이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무역업체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환율안정과 효율적인 수출마케팅 등 실질적인 무역현안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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