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문석 전자정부특위 위원장
한국월드컵 대표팀이 16강에서 8강으로 진입하던 날, 전자정부와 관련한 흥미로운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한국 전자정부 세계 최고 수준’ ‘한국, 전자정부 수준 세계 15위’ 등 한국의 ‘e정부’가 세계적으로 선도국가임이 국제적으로 공인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유엔과 미국행정학회가 유엔회원국을 대상으로 2001년 12월말을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로 한국이 전자정부 부문에서 세계 15위로 평가되어 세계 16강에 오른 것이다.
PC와 인터넷이 만들어 낸 사이버 공간에서 지금 세계는 전자정부 구축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노력으로 PC보급과 인터넷 보급면에서는 세계 최강의 대열에 끼게 되었다. 비유적으로 설명하면 축구장 설치면에서는 세계 최강이 되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이번에 전자정부 구현면에서 우리가 어느 정도 평가를 받고 있는지에 대하여 유엔이 답을 해 준 것이다.
축구팀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열심히 뛴 선수와 히딩크 감독 그리고 ‘붉은악마’로 불리는 응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데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이 중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이 응원단이다. 모두가 자발적으로 붉은 응원복을 입고 거리에 나가서 우리 선수를 위해 목청이 터지도록 “대∼한민국”을 외치는 모습에서 축구선수와 국민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국민이 축구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선수와 하나가 되어 앞으로 나가 우리가 ‘기적’을 이룬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자정부의 성공적인 구현과 운영을 위해서도 붉은악마와 같은 전국민적인 자발적인 참여와 응원이 필요하다. 행정개혁을 연구하는 어떤 학자는 행정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자신을 ‘고객(customer)’으로만 보지 않고 ‘시민(citizen)’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어로는 고객이나 시민 모두 C로 시작하지만 그 내용에서는 큰 차이를 갖는다. 고객은 권리만을 주장하지만 시민은 권리와 함께 책임도 동시에 진다는 특징을 갖는다. 전자정부 구현과정에서도 국민은 스스로를 고객으로만 보는 시각을 버리고 시민으로서의 시각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정부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공무원만으로는 반쪽의 정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자정부 운영에서는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인 조건이 된다.
전자정부의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전자서명 인증받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국민 각자가 받는 전자서명 인증은 전자정부의 주민등록증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전자서명 인증을 전자상거래의 활성화의 수단으로만 이해하기도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전자서명 인증을 통하여 국민들은 전자정부가 제공하는 행정서비스를 제대로 제공받을 자격을 갖춘다. 이런 측면에서는 전자서명 인증서를 전자주민등록증이라고 표기할 것을 제안한다. 이 용어가 전자서명 인증의 기능을 제대로 나타내 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전자주민등록증인 전자서명 인증을 받는 것은 ‘시민의 의무’이기도 하다.
전자서명 인증받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세계의 중심적인 두뇌국가의 건설, 아세아의 허브 국가건설, 다이내믹 코리아 건설을 기대해 본다.
월드컵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 선수와 국민의 힘은 지금도 사이버 공간에서 계속되고 있는 전자정부 구현 시합에서 우리 대∼한민국을 8강, 4강을 넘어 우승까지를 넘볼 수 있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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