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가 단신 대신 사용>
계속되는 이변과 새로운 풍속도로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2002 한일월드컵이 출판업계에도 ‘월드컵 신드롬’이라는 새로운 조류를 낳고 있어 화제다.
이제까지 축구 교본서나 해설서 위주로 한정됐던 축구서적이 최근 들어서는 소설·만화·경영경제서 등으로 장르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판매량도 급증하면서 온오프라인 베스트셀러 20위권 내에 진입하는 등 월드컵이 출판계 곳곳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중앙M&B가 ‘세계가 놀란 히딩크의 힘’을 내놓은 것을 비롯해 리더스클럽이 ‘히딩크의 힘’을, 하서출판사가 ‘CEO 히딩크-히딩크 경영리더십의 7가지 조건’ 등 히딩크의 전술·전략을 다룬 서적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외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홍명보와 나카타 TOGETHER’ ‘히어로 홍명보’ ‘월드컵의 역사’가 연달아 나오는 등 이제까지 100권도 되지 못하던 축구서적이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주제와 장르도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축구기술 및 전술서, 축구사와 관련한 에세이가 주종을 이뤘으나 최근 들어서는 히딩크의 전략을 다룬 경영·경제서부터 소설류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이 때문에 축구서적은 이제 소수만을 위한 전문서적이 아니라, 누구나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대중서적으로 입지가 바뀌고 있다.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의 주환수 팀장은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려면 2, 3주 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내달 중순께는 이보다 훨씬 다양한 축구서적이 선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온 국민의 관심이 월드컵으로 집중되면서 축구서적의 인기도 덩달아 뛰고 있다. ‘세계가 놀란 히딩크의 힘’은 한국-폴란드 1차 예선전 이후 판매량이 평소의 세 배로 뛰었다. 온라인 서점인 모닝365에서는 주간 판매량이 2000여권을 유지하고 있는가 하면, 알라딘에서는 베스트셀러 23위에 올랐다.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도 26위.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가 24위, ‘봉순이언니’가 41위다. 일주일에 팔리는 종수가 무려 5000∼7000권이나 된다는 점에서 축구서적의 인기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축구 신드롬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출판계가 풍성해지기 위해서는 출판계와 독자들이 월드컵의 감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려는 의지가 계속돼야 한다”며 냄비현상으로 그칠 것을 우려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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