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인포매틱스 `유명무실`

 생명공학 연구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첨단 연구기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바이오인포매틱스 솔루션 시장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인포매틱스·아이디알·삼성SDS 등 바이오인포매틱스기업은 최근 바이오 관련 정보를 분석하고 컴퓨터를 통해 신약을 스크린하는 첨단 솔루션을 제품화했으나 거의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첨단 바이오인포매틱스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선진국들과 이를 외면하고 있는 국내 바이오업체간 기술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바이오인포매틱스업체의 한 관계자는 “셀렐라지노믹스와 인피니티파마슈티컬 등 세계적인 생명공학기업과 제약기업들은 최근 바이오인포매틱스 솔루션과 그리드컴퓨팅 환경 등 IT와 BT를 융합한 첨단시설로 연구 환경을 구축, 생명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에 반해 국내 제약사나 바이오업체들은 바이오인포매틱스 환경 구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전통적인 방법을 고수하고 있어 속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상은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벤처기업이나 제약기업·연구소들이 바이오 데이터베이스 운용이나 가상스크리닝시스템 등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이용한 연구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구자들은 또 그동안 도출된 결과를 연구 당사자만 알 수 있는 형태로 주먹구구식으로 관리해 일정한 기준에 맞춰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바이오인포매틱스 솔루션을 도입하려면 연구실 전체를 전산화해야 하며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입비용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바이오인포매틱스 유석준 팀장은 “국내 연구진은 진뱅크 등 해외 웹사이트의 공개된 무료데이터베이스의 정보를 이용하는 것을 바이오인포매틱스로 생각한다”며 “자체 DB 환경을 구축한 외국 연구진과 공개DB만 활용하는 국내 연구진의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진뱅크가 자주 접속하는 연구자에게 관련 정보를 늦게 응답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것은 운용 주체가 사용자 추이를 관리하는 증거”라며 “국내 연구 성과가 해외로 유출될 수 있어 자체적인 바이오인포매틱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J사 연구원은 “국내 기업 솔루션은 생물학적 데이터베이스 양이나 신약 타깃을 찾는 정확도 등이 국내외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아 도입이 꺼려지고 있다”며 “솔루션을 구입하려 해도 수 천만원에서 수억원 하는 가격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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