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을 타고 흐르는 피아노 선율에는 하나같이 낭만과 서정이 넘친다. 특히 이루마의 음악에는 꾸밈이 없다. 언제 듣더라도 편안하고 부담이 없는 것도 이 같은 자연스러움 때문이다.
일본인이 주를 이루는 뉴에이지 음반시장에 한국인 아티스트가 등장,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다섯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한 이루마는 열한살에 영국으로 건너가 음악 영재학교인 퍼셀음악학교에서 피아노와 작곡, 런던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한 정통파다. 지난해 데뷔작인 ‘Love Scene’이 유럽의 세련된 감성과 동양의 서정미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호평을 얻으면서 이루마는 ‘젊은 감성을 지닌 신예 뮤지션’으로 전세계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이어 발표한 ‘First Love’는 드라마 ‘겨울연가’에도 삽입돼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곱상한 외모에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25살의 앳된 나이지만 그의 음악에는 항상 사랑이 배어 있다. 그가 이제까지 발표한 앨범 두 개도 그렇고, 영화 ‘오아시스(감독 이창동, 설경구·문소리 주연)’의 이미지앨범 역시 주 테마는 사랑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음악에서는 항상 푸근하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그의 꿈도 따뜻하다. 음악을 하고 싶지만 환경이 어려운 젊은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한국 고유의 뉴에이지 음악시장을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에게 장르는 중요하지 않다. 그가 영화음악에 심취한 것도 영화음악 성격상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작사·작곡·편곡·피아노·프로듀싱과 같은 전범위를 아우르는 진정한 음악가가 그의 궁극적 목표인 셈이다.
8월 대만과 일본에서 2집 공연을 가진 후 영국으로 건너가 석사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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