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를 타고 터키 IT시장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우리를 형제의 나라로 부르며 생면부지 한국이란 이역땅에 1만5000여 병력을 지원한 혈맹국. 브라질과의 축구경기에 분패한 뒤 한국민에 못내 서운함을 드러냈으나 결국 자력으로 월드컵 4강까지 올라간 투르크제국의 후예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문명의 중심지. 월드컵을 계기로 터키에 진출한 한국 IT기업들이 대도약의 꿈에 부풀어 있다.
한국 주심의 애매한 판정이 터키에서 엄청난 반한 감정으로 번져 한때 긴장했지만 한국응원단의 격려 속에 터키가 4강에 오르자 극적으로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한국 기업브랜드 인지도가 월드컵을 통해 2∼3배는 높아지고 있다는 것.
터키는 한반도의 3.5배 면적에 6700만 인구를 보유한 대국이다. 우리와 같은 우랄알타이어족이지만 현재는 당당한 EU 준회원국으로 유럽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LG·현대 등 많은 한국 기업이 터키에 진출해 있는데 2002 월드컵을 통해 고양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지역 내 브랜드 파워로 연결시키기 위해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지난해 터키는 외환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을 받아 국내총생산(GDP)이 9.4% 감소하는 등 경제운영이 타격을 받았으나 최근 조금씩 안정을 되찾은 상황이며 방대한 내수규모와 IT분야에 대한 터키정부의 투자 의지가 높아 한국 IT기업의 새로운 개척지로 떠오르고 있다.
LG전자는 5000만달러를 투자해서 설립한 연 30만대 규모의 현지 에어컨공장을 통해 터키 에어컨시장의 50%를 점유하고 EU 국가에도 성공적인 수출 루트를 개척한 상태다. LG전자는 지난해 외환위기로 심각한 매출감소를 겪었지만 올해는 터키시장에서 매출 1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고 기존 백색가전 대신 액정모니터·첨단 IT제품으로 기업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니콜을 터키시장에 선보인 지 불과 2년만에 노키아·에릭슨 등 터키에서 인기높은 유럽브랜드와 맞먹는 시장인지도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올초 세운 휴대폰과 액정모니터, 프로젝션TV 등 첨단전자제품의 판매목표를 상반기에 초과 달성함에 따라 하반기에는 보다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터키시장에서 펼친다는 계획이다.
터키의 IT보급수준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지만 잠재력은 무한하다.
현재 터키의 PC보급대수는 약 120만대, 보급률 1.5%에 불과하고 인터넷사용자도 400만명에 그치고 있다. 터키 내 컴퓨터 및 인터넷 사용증가에 따라 IT선진국 한국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덩달아 한국산 액정모니터, PC부품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KOTRA 이스탄불무역관의 전우형 과장은 “그동안 삼성은 알아도 한국기업인 줄 모르는 터키사람이 태반일 정도로 한국은 터키에 대해 무관심했다”면서 “월드컵을 통해 IT강국이자 형제국가로 떠오른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데 국내 IT업계가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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