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이라는 아이템만으로는 회사의 독자 생존이 힘듭니다. 비록 특화 채널로 사업권을 받았지만 우선은 회사의 생존과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입니다.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농수산TV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신임 백갑종 대표(56)의 말이다. 백 대표는 지난 4월 새로 부임한 이후 공격적인 경영으로 정체된 회사 분위기를 일신하고 있다. 그는 ‘농수산TV는 농수산 전문채널’이라는 든든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종합 홈쇼핑 사업자로의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사업영역을 놓고 아직도 방송위와 껄끄러운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그는 거침이 없다. 스스로 솔직함이 무기라고 말할 정도로 특별히 숨기고 감추는 것도 없다. 부임 이후 한동안 논란이 됐던 이길재 회장과 김수혁 사장 등 현 경영진과
의 갈등과 관련해서도 백 대표의 입장은 확고하다.
“회사 운명은 사장이 좌지우지하지 않습니다. 사원이 주인입니다. 사원 모두가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만 조성되면 그만입니다. 대표가 많아 회사 경영에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시각은 농수산TV에 대한 애정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실제로 농수산TV는 백 대표 체제가 정착되면서 매출이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분위기 역시 어느 때보다도 활기가 넘친다. 직원들도 의욕에 차 있어 5개 홈쇼핑업체 가운데 가장 경쟁력이 약하다는 주변의 평가를 무색케 하고 있다.
“농수산이라는 이름은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입니다. 홈쇼핑 채널 이미지와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농수산 품목을 줄이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농수산을 주요 아이템으로 상품 품목을 늘려 나갈 생각입니다.”
백 대표는 “종합 홈쇼핑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사업 확장은 충분조건이 아닌 필요조건”이라며 “현재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회사 이름을 공모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와 비교해 가장 큰 단점인 취약한 회사 인지도를 보완하기 위해 회사 이름이 확정되는 대로 대대적인 홍보전략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농수산TV의 대주주인 하림 측이 선임한 백갑종 대표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경제기획원을 거쳐 신원그룹 기획조정실, 신원과 쌍방울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글=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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