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특별기고-다시 한번 고삐를 단단히 해야 할 때다

◆김형순 로커스 사장

 

 해내고야 말았다. 붉은 파도와 소용돌이 치는 희망의 氣!

 엄청난 에너지가 한반도를 휩쓸면서 태극 전사들이 우리의 염원인 8강 진출을 이뤘다.

 유럽의 강국, 이탈리아를 꺾고 8강 진출을 성공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가 한층 높아졌다.

 대한민국의 힘은 과연 무엇인가. 16강 진출을 위한 도전의 역사 48년의 숙원을 이탈리아·포르투갈·폴란드 등 강국들과의 연이은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8강 진출까지 이뤄낸….

 정말 축하하고 또 축하할 일이다. 유행어처럼 감축하고 감축할 일이다.

 모두가 기쁨에 들 떠 있고 우리의 응집된 힘을 증명한 한 달이다. 날마다 사는 재미가 있었고 환호와 축제의 연속이다.

 대한민국을 외치는 사람이 꼭 한국사람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더욱 놀라울 뿐이다. 한국 사람들 속에 일본인도 미국인도 폴란드사람도 독일사람도 국적을 알 수 없는 외국인도 붉은 옷을 입고 5박자의 응원박수를 치며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쳤다는 것을 다들 아는지 궁금하다. 사상과 종교, 지역과 빈부차가 ‘대한민국’이라는 용광로 속에 녹아들어 하나가 됐다는 것을….

 비록 이것이 한 달 만에 이뤄진 일인가. 오랫동안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동안에도 기초체력부터 다져 이뤄내 한달 동안 분출한 우리의 힘이었다. 합리적인 목표와 페어플레이와 더불어 뒷마무리까지 선진국다운 국민들의 깔끔한 태도와 친절한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준 한국인의 잠재된 힘이었다. 하루 아침에 만들어낸 신화가 아니다.

 IT 분야 벤처 기업의 CEO 중 한 사람으로서 이번 월드컵이 주는 감회는 또한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IT 불모지 한국이 어느날 갑자기 인터넷 강국으로서, 모바일 강국으로서, 벤처강국으로서 세계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은 불과 2년 전의 일이었다. 그 때 모두가 의식하고 있지 못하는 동안 기초체력을 다진 벤처 기업들이 봇물처럼 시장에 쏟아지며 세계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날마다 외신들이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대며 어디서 이런 힘이 나왔느냐, 어떻게 이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느냐며 한국의 힘을 알고자 했다.

 나는 감히 이것을 자신감이라고 재해석해 본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된다라는 확신과 자신감을 갖고 하다보니 어느날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그렇게 선견지명을 갖고 시장을 개척하는 많은 벤처기업가와 IT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정책이 맞아서 2년 전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그 위상을 높일 수 있었던 것이리라.

 월드컵은 비단 IT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것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게임이야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16강에 든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에게 작금의 상황인 경제 침체기를 이겨낸다는 자신감을 주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토록 온국민이 간절히 염원했던 것이다. 이 자신감이야말로 한국을 세계 강국의 대열에 올려 놓을 수 있는 힘이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번 월드컵을 통해 보여준 대한민국 젊은이의 힘을 통해 또 하나의 벤처 정신을 엿보았다.

 개인적이고 유행을 중시하며, 우리의 것보다 서구문화를 우선시 한다고 일축하던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태극기라는 절대권위를 자신들의 것으로 자연스럽게 소화했을 뿐 아니라 일순 단결된 힘을 보여줬다. 능동적으로 이뤄진 통합된 힘을 통해 거리를 붉게 물들였고 태극기 패션, 심지어 배꼽에 태극기를 그리고 태극두건을 두르고 태극치마를 걸치며 자동차에 태극기를 걸고 질주를 하면서도 질서를 잃지 않으며 12번째 태극전사로서 문화시민으로서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치 미래의 보물을 건진 것 같다. 한국 벤처 문화의 다음 주자로써 IT뿐만 아니라 전산업에 걸쳐 이러한 젊은이들이라면 안심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경계할 것도 보인다. 결과에 일희일비하고 지나치게 감정의 폭이 큰 모습은 불안하다. 승리의 기쁨이 큰 만큼 한국이 졌을 경우의 자포자기나 파괴적 상황으로의 급변 또한 보장할 수가 없다. 무섭게 단결된 힘만큼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국민들은 이미 세계에 보여준 잠재력을 바탕으로 또 다른 사회통합으로 일궈내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고삐를 단단히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IT도 벤처도 다시한번 고삐를 단단히 하며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할 준비를 해야 겠다. 지치고 힘든 벤처기업가 및 임직원 모두가 이번 월드컵을 기회로 더 자신감을 얻어 우뚝 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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