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도 김치냉장고가 잘 팔린다. 내수시장에서 2년째 일반냉장고보다 더 많이 팔리는 김치냉장고의 인기가 해외로 뻗치고 있다.
지난 97년 미국시장에 교포를 대상으로 수백대 남짓 처음 수출됐던 김치냉장고가 올해는 6만∼7만대 수준의 수출을 낙관할 정도로, 쏠쏠한 인기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수량은 올해 총 120만대 규모로 예상되는 내수시장 판매예상량의 5%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이 제품이 높은 가격·고마진 수출제품이란 점에서 해외마케팅에도 적잖이 신경쓰는 모습이다. 수출주력 모델은 아무래도 120L급이 주를 이루는 내수시장과 달리 60L, 70L, 90L급 소용량 모델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 업체의 분석이다.
주고객은 해외교포 위주로 형성될 수밖에 없다. 특이한 것도 있다.한국에 살면서 김치냉장고에 익숙해진 외국인이 고국으로 돌아가 구매를 요청하는 수효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무역회사들이 중국 조선족 등을 대상으로 수출하는 집계되지 않은 판매량도 적지 않으리란 게 이들 업체의 추측이다.
이같은 수출확대 분위기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LG전자 같은 회사는 99년 첫 수출 이래 적어도 연 2회 정도 현지 딜러대상 마케팅에 나설 정도로 이 분야의 해외 마케팅을 독려하고 있다. 또 도우미를 통해 현지딜러와 함께 김치시식회까지 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올해 5000∼1만대 수준의 수출을 예상하고 있는 LG전자 조병구 부장은 “김치냉장고 마진이 일반 냉장고에 비해 200%를 넘어설 정도로 알짜 품목”이라며 “김치냉장고를 높은 마진을 가진 틈새수출상품”이라고 추켜세운다.
이미 6년전 미국 수출의 포문을 연 만도공조는 당초 해외교포가 가장 많은 미국지역에 상당부분 뿌리를 내렸다고 보고 자신감을 앞세워 일본과 유럽시장을 공략할 채비에 나설 정도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 1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에어컨과 김치냉장고를 함께 공급하기 위한 물류창고까지 설립, 마케팅에 나설 정도로 시장확대와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만도공조의 경우 높은 마진과 함께 수출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공세를 펴는 회사다. 김치냉장고 종가를 표방하는 이 회사는 올해 5만대를 수출목표로 설정, 각각 1만대 미만에 머물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를 따돌릴 정도다.
김치냉장고 제조업체들은 “김치냉장고가 일반 냉장고에 비해 판매가격과 마진에서 웃도는 데다 토마토라든가 과일보관용으로 활용하는 외국인이 증가하는 분위기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한다.
만도공조 김만석 홍보팀장은 “김치냉장고란 상표명에 따라붙는 ‘김치’란 이름 때문에 김치전용이란 이미지를 벗어나기 쉽지 않지만 김치냉장고 수출확대는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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