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체들이 잉크젯 프린터의 소모품인 잉크와 내구성 제품인 헤드를 분리할 수 없도록 한 잉크카트리지를 잉크젯프린터와 비슷한 가격에 공급, 잉크젯프린터를 소모품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잉크젯프린터업계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고사양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기존 모델의 가격을 급속히 떨어뜨리면서 잉크젯프린터 가격이 헤드일체형 잉크젯카트리지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있다.
잉크젯프린터 업체들이 판매중인 보급형 잉크젯프린터 구모델의 가격은 현재 대개 8만원 내외로 형성돼있다. 헤드일체형의 경우 흑색 잉크카트리지 가격은 현재 시중에서 3만8000원, 컬러는 4만1000원에 판매중이어서 두 가지 잉크를 같이 구매해 사용할 경우 역시 8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간다.
반면 헤드와 분리된 순수 잉크카트리지 제품은 컬러가 2만7000원, 흑백이 1만8000원으로 대략 4만5000원의 비용이 소요돼 프린터 본체가격의 절반수준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헤드일체형 잉크카트리지를 구입하기보다는 잉크젯프린터를 새로 구입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잉크젯프린터의 경우 노즐과 헤드가 핵심기술이자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수익을 올리기 위해 내구재인 헤드와 소모품인 잉크를 분리해 판매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잉크젯프린터가 치열한 시장경쟁으로 가격이 떨어지면서 카트리지 가격과 프린터 본체 가격차가 거의 없어져 소비자들로 하여금 과소비를 조장토록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헤드일체형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잉크카트리지가 1년 가까이 사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카트리지 교체주기와 프린터 교체주기가 엇비슷해져 헤드와 잉크를 분리할 필요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헤드일체형 잉크카트리지의 경우 고해상도 신제품과 저해상도 구제품간에 동시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신모델 출시 후 구모델용 잉크카트리지 재고처분이 과제로 남는다”며 “이 때문에 카트리지 재고 해소를 위해 구모델 프린터를 끼워 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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