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키징 및 인쇄회로기판(PCB) 산업에서의 시스템온칩(SoC) 이슈는 다소 상충되기는 하지만 시스템인패키지(SiP)와 임베디드 PCB로 귀결된다.
SoC가 설계 및 공정 혁신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 현재 시장에서는 그 전단계로 다양한 기능의 반도체를 적층하거나 통합해 초소형 시스템을 만들자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SoC에 대응한다는 계획이지만 패키징이나 PCB분야에서 크게 달라질 부문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동전화단말기나 PDA 등 배터리로 가동되는 무선통신기기 개발이 많아지면서 공간과 전력소비를 줄일 수 있도록 다층의 SiP나 저항·커패시터 등 수동소자들을 임베디드한 PCB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앰코·ASE·칩팩 등 반도체 패키지업체들은 다양한 SiP를 개발, 대응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래시메모리와 S램, 컨트롤러 등을 한 패키지에 적층해달라는 고객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2적층, 3적층, 4적층 SiP까지 개발된 상황이다.
특히 SiP는 한번 몰딩으로 여러 개의 칩을 패키징할 수 있고 각 칩의 와이어도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연결하는 등 맞춤서비스가 가능해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200여종의 SiP를 선보인 앰코의 경우 로직(주로 컨트롤러)과 플래시메모리, S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2적층 제품 및 로직과 2개의 플래시메모리를 3적층한 제품도 주문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앰코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로직과 각종 아날로그 컴포넌트를 통합한 4적층 제품도 곧 내놓을 예정이다.
ASE 역시 기존 PCB에 수동부품을 결합하고 고객주문에 맞춘 다양한 SiP를 개발중이다. 칩·패키지 스택 등에서 많은 기술개발을 한 이 회사는 이어 이동전화단말기 등에 들어가는 SiP 등을 개발해 고객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시장 공략을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패키지업체들은 SoC는 아직까지 디자인과 성능검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당분간 공정은 호환이 가능한 플래시메모리와 CPU 등을 중심으로 SoC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이나 설계를 통합하기 어려운 D램 등은 적층 형태로 갈 것으로 보고 SiP 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앰코 기술연구소 이춘흥 차장은 “비록 여러 개의 칩을 적층하지만 면적은 동일하고 높이에 대한 기술혁신도 이뤄지고 있다”면서 “저렴한 가격의 SoC 효과를 노리는 고객들의 맞춤형 SiP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PCB업체들은 회로를 다층으로 연결하는 레이어 기술을 중심으로 각종 수동소자를 임베디드하는 형태로 SoC 분야에 대응하고 있다.
대덕전자·심텍·코리아서키트 등 PCB업체들은 다층의 레이어 기술 개발과 함께 라미네이터·세라믹 등 주변 부품을 통합하는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임베디드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각종 수동부품을 PCB 단위에서 통합해야 한다는 기술적 요구 때문이다.
PCB업체 한 관계자는 “SoC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수동부품을 통합하는 기술적 과제가 있다”면서 “현재 시장과 기술상황을 미뤄봐서는 2004년 정도는 돼야 본격적으로 임베디드 PCB시장이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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