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 실시 또 `안개속`

 온라인서점의 과도한 가격 경쟁을 막기 위해 추진돼온 ‘도서정가제’ 실시가 불투명해졌다.

 문화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출판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는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11월 상정한 ‘도서정가제’에 대해 문화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합의를 전제로 재심사키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문화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도서정가제에 대한 입장 차이가 심해 합의안 도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미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도서정가제 실시는 결국 공정위와의 합의안 도출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전제, 문화부 독자적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인정했으며 공정위 관계자도 “현재 연구하고 있다”고만 밝히는 등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치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도서정가제 추진배경 및 과정=문화부가 지난 2000년부터 추진해온 도서정가제는 출판 및 인쇄진흥법안 제22조 간행물의 정가판매 관련조항에 의거 발행된 지 1년 이내의 책은 10%까지만 할인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강제한 법안이다. 이 법안은 지난 2000년 말 규제개혁위원회의 반대에 부딪쳐 문화부가 입법을 포기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서점간 할인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국회의원들이 이 문제를 다시 발의, 문화부가 지난해 11월 국회에 상정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법안은 공정위와 온라인서점들의 반발에 부딪쳐 결국은 찬반 양측의 합의를 전제로 한 국회 법사위 통과를 바라볼 수 있게 된 상황이다.

 ◇전망=물론 문화부와 공정위가 새로운 합의안을 도출해 도서정가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문화부와 공정위의 입장차이가 분명해 양자가 합의할 가능성은 아주 미미한 상황이다.

 공정위의 기본적인 입장은 현행 공정거래법에 도서정가제에 관한 규정이 있는만큼 문화부가 추진하고 있는 또다른 도서정가제는 필요없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새로운 도서정가제가 실시되면 법 적용의 일관성 상실을 초래하는만큼 문화부의 도서정가제 추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반면 문화부는 공정거래법에 도서(저작물)에 대한 정가제 허용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강제성이 없어 선언적 기능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도서정가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온라인 서점들의 가격 할인 경쟁은 이미 출판계와 서점계의 공멸을 불러올 수밖에 없을 정도로 과열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를 제제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업계 입장=업계의 경우도 온라인서점이냐 오프라인서점이냐에 따라 극한의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서점의 경우는 대부분 ‘도서정가제’ 실시를 반대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서점의 경우는 반기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온라인서점 관계자들은 “온라인서점의 경우 경쟁력의 핵심은 바로 ‘가격’이다”며 “이는 시장 원리에 맡기는 것이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며 도서정가제 무용론을 펼치고 있으며 오프라인서점들의 모임인 서점조합연합회측에서는 “스크린쿼터가 한국영화를 살렸듯이 도서정가제도 출판문화 진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서정가제는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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