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나흘 연속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30일 코스닥은 장초반부터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매도 공세에 시달리며 급락, 지난 1월 17일 기록했던 연중 최저치 70.96보다 0.58포인트 더 빠진 70.38로 마감됐다.
특히 전날 100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데 이어 30일에도 쌍용정보통신, 코오롱정보통신, 서울이동통신, 다우데이타, 비트컴퓨터 등 무려 122개 종목이 52주 신저가 행진에 가세해 지수 폭락을 부추겼다. 외국인들도 전날의 4억원 순매수에서 83억원 순매도로 돌아서 투매 분위기에 일조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닥이 연중 최저선까지 떨어진 것은 미국 기술주의 실적 악화 및 투자등급 하향, 나스닥의 3거래일 연속 하락세, 코스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감 상실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일어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필호 신흥증권 과장은 “미국 정보기술(IT) 경기가 과연 되살아나고 있느냐에 대한 논란과 일부 기술주의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코스닥시장의 고질적인 수급 불안도 코스닥지수 하락세에 타격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투자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코스닥시장에서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는 벤처비리와 주가조작 등도 투자심리를 냉각시키는 주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폭락장세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터넷, 보안소프트웨어, 전자상거래 솔루션 종목 가운데 상승 종목도 나타나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 대표주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전날보다 0.96% 오르며 상승세를 탔으며 전자상거래 솔루션업체인 인디시스템은 폭락장에도 불구하고 상한가를 기록했다. 또 보안업체인 장미디어도 전날에 비해 8% 이상의 상승세를 타며 강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날 주가상승 업체들이 대다수 하락업체와 특별히 차별성이 있는 것으로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 일단 수급상황에 따라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들에 선별적인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갖가지 우울한 기록을 쏟아내며 최악의 시장 상황을 펼친 코스닥이 재반등의 모멘텀을 틀어잡기 위해선 IT경기의 회복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신흥증권의 이필호 과장은 “코스닥지수 65선에서 하방 경직성이 나타나며 당분간 지수등락을 겪겠지만 하반기부터는 IT경기 회복과 함께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 기업 가운데 벌써부터 실적 개선 여지가 확실한 기업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전반적인 실적호전 확대 전망이 향후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기업이 상승세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실적이 확실하게 뒷받침되는 기업들로 압축되면서 코스닥이 상승장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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