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홈쇼핑업체, 방송발전기금 `갈등`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홈쇼핑업체 방송발전기금 납부 현황(2001년 기준)

  케이블 TV홈쇼핑 업체들이 매년 납부하고 있는 방송발전기금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LG홈쇼핑·CJ39쇼핑 등 주요 TV홈쇼핑 업체는 지난해부터 납부하고 있는 방송발전기금의 액수가 과도한 데다 기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며 이의 인하를 촉구하고 나섰다. 우리홈쇼핑·현대홈쇼핑·농수산TV 등 후발 사업자도 홈쇼핑 사업이 안정화될 때까지 발전기금을 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방송발전기금을 놓고 방송위와 홈쇼핑 업체간 ‘샅바 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방송발전기금은 지난 2000년 방송법 개정 이후 프로그램 제공업체(PP)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TV홈쇼핑 업체가 영업이익의 15% 이내에서 기금을 냈으며 지난해 신규로 사업권을 획득한 후발 홈쇼핑 업체 역시 사업권 획득과 동시에 일정액을 납부했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가 방송위에 낸 방송발전기금은 LG홈쇼핑 16억원, CJ39쇼핑 13억원이며 후발 사업자는 업체당 50억원 등 총 200억원에 달한다. 이들 사업자는 올해 역시 영업이익의 15%내에서 방송위가 권고하는 금액을 납부해야만 한다.

 하지만 홈쇼핑 업체는 발전기금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케이블 TV시장 활성화보다는 각종 단체 지원이나 방송위 운영비로 쓰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방송위는 지난해 모금한 1300억원의 발전기금 대부분을 방송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소비자단체를 비롯한 각종 문화단체의 지원금과 운영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재 LG홈쇼핑 사장은 “케이블 TV홈쇼핑 업체가 한 해 납부하는 기금은 전체의 20% 정도지만 개별 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며 “기금을 인하해 줄 것을 방송위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홈쇼핑업체가 내는 자금이 침체된 케이블 TV시장을 활성화하고 영세한 PP업체의 시설 투자로 사용하기보다는 방송위의 선심성 자금으로 유용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CJ39쇼핑 측도 “전체 자금이 모두 방송 관련 시설 인프라를 마련하는 데 쓰이지는 못할망정 최소한 홈쇼핑 업체가 내는 기금의 일부는 케이블 TV시장 활성화를 위해 재투자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선발업체뿐 아니라 우리홈쇼핑·현대홈쇼핑 등 당장 올해부터 기금을 내야 하는 후발 홈쇼핑업체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우리홈쇼핑 측은 “선발업체와 달리 후발업체는 이미 사업권을 딸 당시 50억원을 일괄 납부했다”며 “이 액수도 후발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데 누적 적자를 감안하지 않고 또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내야 한다는 것은 선발업체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발전기금은 한국방송공사가 공익자금으로 관리해 오다 새 방송법에 따라 방송위가 넘겨 받은 기금”이라며 홈쇼핑업체는 독점 사업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지난해부터 기금을 받아 왔다”고 말했다. 또 자금 사용처와 관련해서는 “당장 올해는 힘들고 2003년부터는 중계 유선업체(SO)의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과 PP의 우수 방송 프로그램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후발 홈쇼핑 업체는 누적 적자와 그동안의 투자비를 감안해 당분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송발전기금은 지상파 방송사 기금(광고 매출액의 5.5%), 홈쇼핑 업체 방송 관련 이익(영업이익의 15%), 신규 방송사업자 출연금, 방송법 위반시 부과되는 과징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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