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유럽대륙 무선랜 `급류`가 흐른다

 유럽 각국의 주요 통신업체들이 이른바 공중 무선랜(wireless local area network) 서비스를 조기에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선랜 서비스란 공항이나 고속도로 휴게실, 국제회의장 등과 같이 사람들이 몰리는 일정 지역을 선정해 그 안에서 초당 최고 11MB의 속도로 무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 서비스는 미국의 스타벅스(Starbucks)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의해 처음 개발돼 주목받은 바 있으며, 일본에서도 소니·카시오·에릭슨 등이 공동으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동안 전문가들은 유럽시장에서 이 서비스가 조기에 뿌리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해 왔다. 3세대(G) 이동통신망 구축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유럽의 통신업체들이 이에 장애가 될지도 모를 비슷한 서비스를 하나 더 제공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예상과는 반대로 최근 유럽의 거의 모든 주요 통신업체들이 이 서비스의 조기 실시를 공표하고 나섰다. 올해 초 핀란드의 소네라(Sonera)와 텔리아모바일(Telia Mobile)이 공항 등 일부 장소에서 이 서비스를 시험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얼마 전 스위스의 스위스컴(Swisscom)은 전국 100여개 장소에서 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브리시티텔레콤(BT)이 올해 안에 이 서비스를 영국에 도입, 내년 6월까지 서비스 범위를 전국 400개 장소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 서비스에 대해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도이치텔레콤조차 서비스 후보지역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많은 통신업체들이 무선랜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 서비스가 수익성이 좋은 기업고객들을 유인하는 데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 통신업체들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선정한 지역들은 대부분 공항이나 국제회의장처럼 비즈니스 고객들의 발길이 집중되는 곳에 몰려 있다.  

 이와 관련, BT는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기업고객들이 더 이상 보다폰과 같은 이동통신 전문업체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새로운 서비스 제공의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했다.

 더욱이 통신업체들은 무선 지역 네트워크 서비스를 3G 이동통신 서비스와 병행제공할 경우 다가올 3G 시장의 주도권을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서비스가 서로 대체관계에 있다는 기존의 우려 섞인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앞으로 유럽의 각국 공항이나 기차 터미널 등에 가면 노트북을 이용해 무선 인터넷을 즐기는 사람들을 의외로 쉽게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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