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단말기 부품 복합화 `바람`

 이동통신단말기가 초소형화·다기능화되면서 2∼3개의 핵심 고주파(RF)부품이 하나로 합쳐지는 등 이동통신부품의 복합화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이같은 복합화 조류는 기존 표면탄성파(SAW)필터·전압제어발진기(VCO)·온도보상수정발진기(TCXO) 등의 수요를 크게 잠식하는 등 RF부품산업을 재편하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추이=RF부품의 복합화 현상은 칩세트 및 회로설계 기술 발전에 힙입어 이통단말기 송수신단 부품에서 가장 활발하다. 이동전화의 소형화로 송수신 신호를 분리시키고 여러 주파수 중 필요한 주파수만을 선택, 통과시키는 부품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

 이에 따라 안테나스위치모듈(ASM)과 SAW필터 2개가 주로 통합된 ‘프런트엔드모듈(FEM)’이란 복합부품이 개발되고 있다. 또 유럽형이동전화(GSM)·위치측정시스템(GPS)·코드분할다중접속(CDMA)·블루투스 등 다양한 주파수대의 신호를 동시에 수신하기 위한 VCO·SAW필터의 기능이 복합화되고 있으며 복합부품 ‘ASM’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ASM은 다이플렉서·다이오드·로패스필터 등으로 구성된다.

 삼성전기 기술총괄 강석철 부장은 “복합부품인 ASM에 전력증폭기(PA)모듈 등도 추가로 내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복합부품시장 내에서도 복합화 현상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동향=복합화 추세에 따라 삼성전기·LG이노텍·무라타·후지쯔 등 국내외 부품업체간에 시장선점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LG이노텍은 ASM·SAW필터·다이플렉서·박막탄성파공진기(FBAR) 등 4가지 부품을 통합한 CDMA용 FEM을 내년 상반기에 완성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GSM용 이동전화에 적용되는 FEM도 상반기까지 개발을 마치고 내년부터 양산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전기도 SAW필터와 다이플렉서가 결합된 SAW듀플렉서와 GSM 및 US PCS 등 세가지 주파수 대역을 모두 만족시키는 트리플밴드 VCO를 양산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위칭회로·다이플렉서·SAW필터 등 7개의 낱개 부품을 하나로 합친 FEM을 개발, 다음달부터 공급에 들어갈 예정이며 그 크기를 더욱 축소시키기 위한 개발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3가지 주파수 대역을 수신하는 복합기능의 트리플 SAW필터도 개발중이다. 

 일본 무라타도 FEM의 양산에 들어가 전세계 시장의 70∼80%를 점유하고 있으며 일본 후지쯔도 SAW듀플렉서를 개발, 테스트중에 있는 등 세계 굴지의 부품업체들이 복합부품시장에 앞다퉈 참여하고 있다.

 ◇시장재편=RF부품의 복합화 현상은 기존 단품 형태의 부품수요 감소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술력과 자본력이 취약한 RF부품업체들의 도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FEM 등 복합부품은 저온소성세라믹(LTCC) 기술 등 첨단기술력을 요구하고 있어 중소기업들이 이를 따라가기가 결코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SAW필터·VCO·PA모듈 등 핵심부품 국산화율이 20%에도 못미치고 세트업체들의 국산 기피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당수 중소 통신부품업체들에는 큰 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